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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칼럼] 마중물

2020-11-17기사 편집 2020-11-17 09:5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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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이선미 대전을지대병원 인공신장실 간호사
올해는 나이팅게일 탄생 200주년이 되는 해이다. 19세기 당시 여성으로 변화와 혁신의 아이콘이었던 그녀를 200년이 지난 현재 다시금 떠올려 본다. 우리 간호사는 물론이고 미래의 간호사도 직업적 목표와 자신의 꿈을 흔히 나이팅게일에 비유한다.

대학에서 기본간호학을 배운 후 임상실습을 위해 현장으로 나가기 전에 나이팅게일 선서식을 한다. 이 선서는 간호사로서 윤리와 간호 원칙을 맹세하는 의식인데, 나이팅게일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기 위한 것으로 1893년 미국의 한 대학에서 만들어 그녀의 이름으로 전 세계 간호학도들에게 바쳤다. 이때 예비간호사의 손에는 나이팅게일이 크림전쟁 당시 밤 병동을 순회할 때 들었던 램프를 대신해 주변을 비추는 봉사와 헌신의 정신을 담은 촛불을 든다. 이웃을 따뜻하게 돌보는 간호정신을 상징하며 입은 흰색 가운은 나이팅게일의 고결한 모습을 담고자 하는 것이다.

필자의 나이팅게일 선서식을 떠올려 보면 긴장과 떨림 속에서 간호사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또 간호정신은 무엇인지를 가슴 깊이 새겼던 기억이 난다. 마음이 웅장하고 의연해지며 새로 태어난 듯한 기분이었다.

나이팅게일을 크림전쟁의 활약만으로 이렇게 따르는 것은 아니지만, 그 속에서 그녀의 대표적인 활동들을 볼 수 있다. 전쟁터 군부대에 의료인이 부족하다는 소식을 접하고 그녀는 간호 원정단을 모집해 지원했다. 총탄에 쓰러진 군인보다 야전병원의 불결한 위생시설에 따른 전염병으로 인한 사망률이 더 높은 사실을 파악한 데이터를 수집해 기록한 통계로 위생병동을 지원받았다. 이런 활동은 병원 경영의 개념을 도입한 경영자이며 사회 개혁자이고 통계학자로 인정받았다.

영국의 보건의료 정책에 통계를 통해 문제의 해결점을 찾는 그녀는 육군 위생통계를 Rose Diagram을 통해 발표했고 향후 영국 병원 관리 체계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이러한 발자취는 영국왕립통계학회 첫 여성 회원이자 미국 통계학회 명예회원으로도 기록되어 있다. 공중보건을 과학의 영역으로 올린 나이팅게일은 현대 간호의 창시자로 그전에 간호는 집안일로만 분류되던 것을 의료 직업군으로 변화시켰다.

필자는 엄마로부터 누구에게 의존하는 삶이 아닌 적극적인 여성으로 출세하라는 의미로 간호사가 되기를 추천받았다. 간호학문으로 이만큼 배우고 경제활동에서도 자유로운 것을 보면 엄마의 기준에서 딸은 출세했다.

2020년은 세계 간호사의 해이다. 올해 간호사의 활약과 필요성을 예견이라도 한 것처럼 간호에 대한 존경의 의미를 담아 작년 세계 보건총회에서 역사상 최초로 지정했다. WHO 사무총장은 2020년을 간호사에게 헌정하게 된 배경을 국제사회가 추구하는 보편적 건강보장을 실현하는데 간호사가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격려하기 위함이라고 했다. 그러나 우리가 언제 그럴듯한 타이틀이나 좋은 환경을 골라가며 활동했던가. 간호사들은 각자의 나라에서 간호를 찾는 곳으로 향한다. 우리나라도 감염병의 최전선 의료원으로 지원하는 간호사가 줄을 잇고 퇴직 간호사들이 자처하여 공항과 항만에서 보건관리에 힘을 쓰는 등 돌봄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에든 간호사가 있다.

나이팅게일의 노트에서 간호를 정의한 것을 보면 '간호란 더 좋은 상태를 만드는 것이다.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 대해 성의를 다하는 태도와 과정이며, 자신의 긍지와 가치관이지 누구를 위한 희생이 아니다.'라고 했다.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전염병과 싸우고 있는 2020년, 대한민국에는 40만이 넘는 나이팅게일의 후예들이 주변 곳곳에 있다. 아름다운 우리나라에서 세계 인류의 건강에 기여하는 나이팅게일의 리더십을 꿈꾼다. 이선미 대전을지대병원 인공신장실 간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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