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배슬론 대회 금메달 김병욱 선수

일명 `아이언맨 대회`로 불리는 2020 사이배슬론 국제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김병욱 선수(앞줄 왼쪽)과 로봇 수트인 워크 온 수트 연구진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KAIST 제공
일명 `아이언맨 대회`로 불리는 2020 사이배슬론 국제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김병욱 선수(앞줄 왼쪽)과 로봇 수트인 워크 온 수트 연구진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KAIST 제공
1998년 저녁,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택시를 잡고 있던 20대 청년은 뺑소니 차에 치이는 사고를 당했다. 목숨은 건졌지만, 하반신 마비는 막지 못했다. 후천적 장애에 대한 고통과 불편은 헤아릴 수 없었다. 22년 뒤 이 청년은 좌절에서 주저앉지 않고 제2 인생을 향해 힘찬 발걸음을 내디디고 있다.

로봇 수트(워크 온 수트)를 착용하고 두 다리로 우뚝 선 채 똑바로 걷고 장애물을 피하는 등 실제 발걸음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일명 `아이언맨 대회`로 불리며 지난 13일 끝난 2020 사이배슬론 국제대회에서 착용형 로봇 종목 금메달을 목에 건 김병욱(47) 선수가 그 주인공.

김 선수는 4년 전 대회에서 동메달을 딴 경험을 토대로 이번 대회에선 당당히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그는 "2016년 대회 당시 대회 참가를 위한 연구 책임을 맡은 공경철 KAIST 기계공학과 교수 등이 사비로 워크 온 수트를 연구·개발하면서 어려움도 많았었다"며 "이번 대회에선 LG 등 후원회사와 정부의 연구 지원, KAIST 측의 훈련 장소와 숙소 제공 등 전폭적인 지원을 통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2017년부터 공 교수가 창업한 ㈜엔젤로보틱스 원년 멤버로, 워크 온 슈트 연구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그렇게 탄생한 게 이번 대회에서 직접 착용한 워크 온 수트4다. 그는 "장애인 전용 로봇은 장애인이 직접 착용하고 운용해 피드백을 해야 한다"며 "이번 대회를 위해 첫 참가 대회랑은 완전히 다른 워크 온 슈트를 개발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이번 대회에 첫 출전해 동메달을 따낸 이주현(20·여) 선수에 대해서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로봇이 대부분을 대신해준다고 해도 실제 운용에는 착용자의 기술이 필요하다"며 "세계적으로 내로라하는 팀들이 참가한 이번 대회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것은 대단한 일"이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끝으로 그는 "서고 싶지만 설 수 없는 하반신 마비 환자들이나 근력이 약한 노인 등이 더 편하고 안전하게 탈 수 있는 워크 온 수트를 만드는 데 일조"하겠다고 계획을 밝히는 한편, "이번 대회 결과는 저 혼자만의 축제가 아닌 연구진들의 그간 노력에 대한 값진 결과"라며 공 교수 등 연구진들에게 공을 돌렸다. 장진웅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장진웅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