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연우연, 정책토론회서 현황 점검·개선책 제안

16일 대전 유성호텔에서 과학기술연우연합회 주최 고경력과학기술인 정책토로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장진웅 기자
16일 대전 유성호텔에서 과학기술연우연합회 주최 고경력과학기술인 정책토로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장진웅 기자
"지적 유희에서 벗어나 과학기술인 스스로가 빠르게 변화하는 국가·사회적 요구에 부응하는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과학기술계가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특히 정부 출연 연구 기관(출연연) 중심으로 국가 미래 성장 동력 기반 확충과 혁신적 연구 성과가 저조하다며, 대 변혁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과학기술연우연합회는 16일 대전 유성호텔에서 고경력과학기술인 정책토론회를 열고 현 과학기술계 문제점을 진단하고 개선 대책을 공유했다. 이날 `암흑 속에서 길을 찾자-출연연 중심으로`를 주제로 남승훈 출연연과학기술인협의회총연합회 회장은 과학기술계가 연구개발 투자 효율성과 연구 생산성이 낮다고 지적했다. 시장에 바로 적용 가능한 기술이 적고 시장이 원하는 기술과 개발 기술과의 괴리가 있다는 것이다. 또 개발 기술이 부분 요고 기술이고 성과를 내기 쉬운 연구만 한다고 꼬집었다. 정부 또한 연구개발에 대해 명확한 목표 설정과 투자 전략이 없고 이를 통한 경제 활력 제고 정책에도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남 회장은 이를 개선하기 위해선 신뢰에 기반한 기관의 자율성과 책무성을 강화하고 대통령의 과학기술 정책 주기에 맞춰 기관 평가를 5년 단위의 국제 수준의 평가로 바꿔야 한다고 제언했다. 더불어 연구원 정년을 기존 65세로 환원하고 우수 연구원을 정원의 10%에서 20%로 확대 시행하는 한편, 정규직 정원도 대폭 늘려 연구 역량의 연속성과 확충을 도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분야별 대표 출연연을 선정해 관련 산학연 협력 체계와 성과 창출 로드맵을 수립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남 회장은 "연구 목표는 명확하고 결과 평가는 엄격해야 하지만, 연구 진행 과정에서 간섭은 최소화해 자유롭게 연구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며 "연구의 질을 높이기 위해선 연구비보다는 시간 투입 효율성 향상 체제로 옮겨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지 지정·자유토론에선 원로 과학자들의 쓴소리가 이어졌다. 양명승 전 한국원자력연구원장은 "(출연연) 존재의 이유를 확실하게 하고 연구 성과나 실질적인 변신의 노력을 보여줘서 결국은 국민들이 공감을 해줘야 한다"며 "어떤 누구도 멍석을 깔아주지 않는다. 자기 밥상은 자기가 차려야"한다고 역설했다. 장인순 전 원자력연구원장은 "정년제를 폐지하고 능력 있으면 계속 일하게 하고 능력 없으면 50세에도 내보내야 하게 하는 게 (진정한) 혁신 방안"이라면서 "연구 자율성이 중요한데 주 52시간으로 무슨 일을 하는가. 52시간 연구하면서 무슨 연구 성과 내라고 하는가"라고 말했다. 이규호 전 한국화학연구원장은 "박정희 대통령 시대에 안정적 환경에서 연구했기 때문에 변화하는 시대에 대응하는 경험이 부족했는데 이제는 민주화하는 사람들은 목숨을 내놓고 한 것처럼 과학기술인들도 목소리를 확실히 내야 하고 정책 결정자를 설득하는 것은 결국 과기인이 하는 것" 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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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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