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 사냥꾼들은 나무에 조그만 구멍을 파고 원숭이가 좋아하는 쌀을 구멍 속에 넣어놓는다. 그 구멍은 원숭이가 주먹을 펴야만 손을 넣을 수 있을 정도의 크기로 판다. 그러면 원숭이는 나무에 손을 넣고 쌀을 손 가득히 움켜쥔다. 이때 숨어 있던 사냥꾼이 원숭이를 잡기 위해 다가온다. 원숭이는 필사적으로 달아나려 하지만 달아나지 못한다. 쥐고 있는 쌀을 놓고 주먹을 펴면 구멍에서 손을 뺄 수 있음에도, 겨우 한줌의 쌀 때문에 쥔 손을 펴지 않기 때문이다. 원숭이는 결국 쌀 한줌에 대한 욕심과 집착 때문에 죽게 된다.

욕심은 소유욕에서 비롯된다. 쌀 99섬을 가진 자도 그 남은 한 섬을 더 가지려 노력한다. 인간적으론 세상 것으론 평생을 가도 만족이 없다.

법정 스님은 1976년 `선택한 가난은 가난이 아니다`라는 청빈의 도를 실천하며 수필집 무소유를 출간했다. 독서와 체험, 즉 간디 어록을 읽은 뒤의 소감과 `난(蘭)`에 얽힌 자신의 사연을 토대로 진정한 행복은 `버림`으로부터 오는 것임을 깨닫게 해 준다.

혜민스님은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에서 "무소유는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는다는 의미가 아닌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해 집착하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적었다.

혜민스님의 무소유가 법정 스님의 무소유와 의미의 차이가 있지만 최근 혜민스님의 주택이 공개되면서 그가 소유한 주택과 시세차익으로 인한 `풀소유` 논란이 일었다. 혜민스님은 "승려의 본분사를 다하지 못한 잘못이 크다"며 "모든 활동을 내려놓고 대중 선원으로 돌아가 부처님 말씀을 다시 공부하고 수행기도를 정진하겠다"고 말했다.

소유는 인간이 생존하는데 필요한 외계의 물자에 대한 지배. 근본적으로 사람과 물자와의 관계를 말한다. 많이 가지고 있고 적게 가지고 있을 뿐의 차이가 있을 뿐 누구나 많이 소유하고 싶은 욕구를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소유하고 있는 것이 많다고 비난할 필요도 적다고 가여워 할 필요가 없다.

어차피 `공수래 공수거` 빈손으로 왔다 빈손으로 가는게 아닌가. 나도 너도 우리 모두 예외는 없다.

차진영 지방부 당진주재 차장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