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범 NH농협은행 대전오룡역지점 부지점장
박대범 NH농협은행 대전오룡역지점 부지점장
사람은 태어날 때 두 주먹을 쥐고 울며 태어나지만, 주변 사람들은 웃으며 축하하고 박수를 친다. 그러나 인생의 종말인 죽음에서는 두 손을 펴고 빈손으로 웃고 가지만 주변 사람들은 슬퍼하며 애도한다.

얼마 전 장인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이하게 됐다. 평소 건강하시던 분이라 영정사진이나 유언장 등의 준비가 없으셨다. 당장 누구에게 부고를 알려야 하는지부터 여러 가지 어려움이 닥쳐왔다.

몇 달이 지난 후에야 겨우 마음을 추스르고 상속인 금융조회서비스를 이용해 예금과 보험, 증권회사를 각각 방문해 정리했다. 만약 장인이 미리 유언장을 써놓으셨다면 어땠을까. 본인의 죽음을 알려야 할 사람들과 알리지 말아야 할 사람들을 미리 목록을 만들어 주셨으면 어땠을까.

남아있는 가족들에게 전할 이야기와 친한 친구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라도 미리 적어 놓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카주미 야마구치가 쓴 `중년 꼭 한번은 유언장을 써라`는 유언장을 3부로 구성해 쓰는 방법이 소개된다.

제1부는 자신이 살아있는 동안에 사용할 정보를 쓴다. 자신에게 중요한 사람명단, 재산목록, 인생의 목표나 중장기 계획 등의 내용을 쓴다. 제2부는 자신이 죽은 뒤에 실무상 필요한 정보를 쓴다. 법적인 유언의 보관 장소, 죽음을 알리고 싶은 사람과 연락처, 알리고 싶지 않은 사람명단, 장례식 방법 등을 포함시킨다.

제3부에는 남은 사람에게 보내는 메시지로 일반적인 이별편지, 상대를 특별히 정한 이별메세지 등을 포함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유언장을 쓰면 좋은점이 무엇일까. 우선, 자기인생을 중간결산 할 수 있다. 앞으로 남은 시간을 어떻게 살 것인지 생각하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

둘째, 자신의 가치관을 재평가 할 수 있다. 셋째, 지금까지의 인간관계를 재평가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마음속 필요한 절차와 준비를 할 수 있다. 죽음을 눈앞에 두고 허둥대며 유언장을 쓰기보다는 미리 자신의 유언장을 써보며 언제든지 웃으며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도 참 괜찮은 것 같다.

박대범 NH농협은행 오룡역지점 부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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