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 곳곳 오폐수 냄새 진동…8억원 들여 새로 신축한 화장실

11일 오전 10시 40분쯤 대전 중구 서대전광장 신축화장실 앞. 사진=박상원 기자
11일 오전 10시 40분쯤 대전 중구 서대전광장 신축화장실 앞. 사진=박상원 기자
"화장실을 새롭게 만들어서 좋긴 한데, 하수구에서 악취가 진동해 제대로 다닐 수가 없을 정도 예요."

11일 오전 10시 40분쯤 대전 중구 문화동 서대전광장 앞. 이 광장은 대전시민의 사랑을 받는 명소이자 코로나19 사태 이전 각종 행사 등이 열리면서 대전의 랜드마크 격 광장이다. 부지는 대전시 소유지만 관리는 중구청이 담당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 9월 예전 공중화장실을 철거하고 대전시 예산 8억 1300만 원을 투입해 신축 화장실을 새로 만들면서 각종 민원이 제기되는 등 후유증이 잇따르고 있다.

이날 평일 오전에도 불구하고 제법 많은 시민들이 광장을 산책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취재를 위해 광장 곳곳을 돌아다니다 보니 오폐수 냄새가 진동하다시피 했다. 중구에 거주 중인 70대 시민 양 모씨는 "최근 코로나 때문에 답답해서 공원에서 자주 산책을 하는데 지난달부터 광장 곳곳에서 이상한 하수구 냄새가 진동을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신축 화장실 부근을 돌아보는데, 우연히 대전시 공무원과 중구청 공무원, 화장실 시공업체 관계자 등과 마주쳤다. 내용을 파악해 보니 신축 화장실 조성 공사를 마친 뒤 하수 악취 진동 민원이 제기되면서 대책 등을 논의하기 위해 현장을 방문했다는 것이다.

중구청 관계자는 "대전시가 화장실을 신축할 때 구청과 제대로 된 협의도 없이 시공에 들어가는 바람에 문제가 생겼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화장실을 새롭게 조성할 때 기존에 있는 정화조에 대해 폐쇄신고를 해야 하는데 일부 절차를 준수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현재 파악된 바로는 오수가 합류되는 지점에 물이 빠지지 않고 고여있는 상태여서 오수가 역류해 악취가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80m 오수관을 새롭게 개설해 광장 끝으로 오수가 나갈 수 있게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축 화장실 조성 후 문제점은 또 있다. 신축 화장실 2층에 조성된 100.5㎡ 유휴공간을 둘러싸고 예산 낭비 논란이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 측은 2층 유휴공간에 숲 해설 프로그램 등을 진행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었지만 구 측은 현재 다른 현안사업으로 인해 예산이 부족해 활용방안을 마련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또 다른 자치구 공무원은 "대전시가 무슨 생각으로 뜬금 없이 화장실 위에 시민들이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화장실을 건립했고, 또 활용방안을 찾으라고 구청에 요구하는 지 정말로 생뚱맞다"고 비난했다.박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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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전 10시 40분쯤 대전 중구 서대전광장 신축화장실 앞. 사진=박상원 기자
11일 오전 10시 40분쯤 대전 중구 서대전광장 신축화장실 앞. 사진=박상원 기자
11일 오전 10시 40분쯤 대전 중구 서대전광장 신축화장실 앞에 하수구에서 오수 냄새가 진동한다. 사진=박상원 기자
11일 오전 10시 40분쯤 대전 중구 서대전광장 신축화장실 앞에 하수구에서 오수 냄새가 진동한다. 사진=박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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