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성수 국립공주대학교 총장
원성수 국립공주대학교 총장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교육현장에선 채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원격수업이 시작됐고, 뉴 노멀 시대를 맞아 대학에게 더 큰 교육혁신이 요구되고 있다, 그 일환으로 대학의 인재양성 패러다임은 산업화 시대의 그것과는 달리 우선적으로 바뀌어야 할 혁신 과제가 되고 있다.

2015년 세계경제포럼(WEF)에서는 이미 `교육의 새로운 비전`을 내놓았다. 이 보고서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가장 빨리 변해야 할 분야 중 하나가 교육이라며, 미래 사회에서 요구하는 인재의 능력을 기본지식, 역량, 인성 등 세 가지로 분류했다. 그러나 미래 인재 양성은 대학의 전공 교육만으로 감당하기 어렵기에 그 대안으로 교양교육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하버드, 스탠포드대학 등의 유수한 대학들은 최근 교육과정 개편에서 교양교육을 대학교육의 삼분의 일 이상 하도록 강제했다. 다행이 우리나라 대학들도 교양교육의 비중을 점차 높이고 있어 다행이나, 여전히 부족한 듯하다. 그렇다면 뉴 노멀 시대에 대학의 교양교육을 어떻게 할 것인가?

첫째, 교양교육에 대한 대학 구성원의 인식이 우선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대학들은 산업화 시대처럼 아직 전공 위주의 지식교육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들어서며 갈수록 지식의 수명은 짧아지고 있기에 지식 전수 중심 교육은 도태될 가능성이 높다. 미래 인재에겐 창의력, 비판적 사고력, 소통능력, 협업능력 등을 균형 있게 길러줘야 한다. 더불어 올바른 가치관과 세계관 등을 확립하도록 교육하고 도와줘야 한다. 이는 교양교육에서 담당해야 할 중요한 몫이나 아직 전공 담당 교수들의 이에 대한 인식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

둘째, 질 높은 교양교육을 위한 온라인 플랫폼의 기능 확대와 이를 통해 제공되는 양질의 콘텐츠 개발이 절실하다. 이는 앞으로 예측하지 못한 천재지변이나 감염병 등으로 불가피하게 원격수업이 되풀이될 가능성이 많기에 하는 말이다. 따라서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교육 생태계를 더욱 혁신하고 그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그 일환으로 뉴 노멀 시대에 적합한 교양교육의 혁신을 위해서는 클라우드 서비스, SNS, 강의 저작 도구 등을 통합한 디지털 학습 환경을 신속히 구축해야 한다. 이와 함께 콘텐츠 제작, 상호작용, 수강과 관리를 할 수 있는 형태의 학습시스템이 더욱 고도화 돼야 할 것이다. 하지만 대학마다 교양교과에 대한 질 연구와 콘텐츠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교양교육이 바램대로 제대로 수행되려면 정부와 대학 당국의 적극적인 관심과 재정투자가 선행돼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코로나19가 지속되는 상황에 대한 적응을 넘어 교양교육의 혁신을 끌어낼 다양한 전략이 필요하다. 그러나 인력과 재정 등 대학 교양교육의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다. 그렇다면 발상을 전환해보면 어떨까? 대학의 교양교육 과정은 유사하기 때문에 가까운 지역 대학들을 중심으로 공유와 협력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충청 온라인 대학 교양 강좌`를 개설해 소속 대학에 관계없이 학생들이 교양 과목을 온라인으로 수강할 수 있게 하면 어떨까?

나아가 대학 간 협력을 기반으로 K-MOOC 등을 활용한 고품질 강의 콘텐츠의 제작과 플랫폼 등을 공유하면 어떨까. 플랫폼을 공유하여 교양 교과목 수업내용을 온라인 공동수업으로 먼저 진행하고, 각 대학에서는 그 뒤 자체 학습을 진행하는 플립 러닝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뉴 노멀 시대 지역 대학의 교양교육은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고, 이를 계기로 새로운 교육혁신과 패러다임을 이끌 수 있을 것이다. 대학의 교양교육 강화. 이젠 선택이 아닌 필수로서 평생교육과 함께 우리 사회의 변화를 이끌 수 있는 기재가 되길 기대한다. 원성수 공주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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