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핵심 (고재현 지음/ 사이언스북스/ 400쪽/ 2만 2000원)
이 책은 일상 속에서 끊임없이 명멸하는 빛의 의미와, 빛의 기초한 광기술의 현재를 가장 알기 쉽게 안내해 주는 책이다. 이 책을 쓴 저자는 한림대학교 나노 융합 스쿨 교수로서 디스플레이 광학과 조명, 응집 물질 분광학 등 빛의 응용을 연구하는 물리학자다. 그렇다면 저자는 왜 이렇게 빛에 대해 강조하는 것인가?
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과 빛 데이터의 구호가 많은 지금은 혁신적 기술에 대한 요구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 전 지구적 기후 변화와 환경 위기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과학자, 공학자 등의 노력도 더 빨라지고 있다. 지구 전체 발전량의 무려 4분의 1을 소비하는 조명 기술도 예외는 아니다. 결국 빛을 이해하는 것은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에 대해 좀 더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준다. 아울러 빛과 전자기파의 본성을 제대로 이해하게 된 것은 20세기다. 최근에는 디스플레이나 광통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류의 삶을 바꾸고 있고 IT문명의 혁신에 기여한 빛의 기술은 이제 유전학과 같은 낯선 분야에도 진출하기도 한다.
사실 먼 과거 인류의 조상들은 조명도 없는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희미한 빛을 느낄 수 있는 눈의 도움으로 맹수를 피하며 살아왔다. 하지만 우리는 빛으로 세상을 보고 느끼며 정보를 주고받는다. 디스플레이를 포함한 광기술이 없는 세상, 빛으로 연결되지 않는 세상은 이제 상상하기 힘들다. 그리고 저자는 그 빛은 우리를 먼 과거로 연결해 주기도 한다고 강조한다. 과학자들은 우주에서 일어난 폭발인 `빅뱅`의 잔해로 남은 빛을 찾아 우주의 기원을 파악하기도 하고 더 멀리서 온 빛을 볼 수 있는 차세대 우주 망원경을 준비해 더 오래된 과거를 추적하려고 한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일반독자들도 빛을 통해 보는 세상을 그리고 싶다고 설명한다. 특히 과학자들은 끊임없이 우주로 올려보내는 탐사선 활동 속에, 조명 기술 속에, 빛의 어떤 비밀이 숨어 있는지 알려주고자 한다. 인류의 발전과 빛의 발전은 그 맥을 같이 하기 때문에 광기술의 원리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을 두게 되면 세상을 이해하는 폭이 넓어질 것으로 기대된다.박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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