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일보사·대전시교육청 학교 흡연예방 공동 캠페인] '가족과 함께하는 흡연예방교육' 대전동문초등학교

동문초 학생들이 흡연예방 프로그램에서 금연하겠다는 의지를 아크릴판에 새겨 넣었다. 사진=대전시교육청 제공
동문초 학생들이 흡연예방 프로그램에서 금연하겠다는 의지를 아크릴판에 새겨 넣었다. 사진=대전시교육청 제공
대전동문초등학교는 전국 탁구대회에서 여러 차례 우승을 차지할 만큼 최고의 기량을 지닌 탁구부를 자랑하고 있는 학교다. 이외에도 학생 개인의 역량을 강화하고자 동아리 기반 놀이통합교육과 바른 건강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흡연예방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학생들의 건강하고 활기찬 교육 환경 조성을 위해 학교 구성원 모두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동문초는 올해 초 20개 학급에서 학생 360여 명을 대상으로 학교 흡연실태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학생과 교직원의 흡연율은 0%인 반면, 학부모 흡연율은 42.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 절반 정도가 간접흡연에 노출된 셈이다. 이 때문에 동문초는 가족 구성원의 흡연율을 낮추고자 가족과 함께 하는 흡연 예방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된다. 흡연 예방 퀴즈, 가족과 함께 촬영한 금연 홍보 사진전, 금연 응원 편지 쓰기 등이 그 예이다.

동문초 한 학생은 "아빠가 하루에 담배를 10개나 피우시는 것을 알게 되었다"며 "자신의 편지를 받고 아빠가 담배를 끊겠다는 약속을 하셔서 기쁘다"고 말했다.

흡연예방 프로그램이 진행되기 전, 학생들은 담배에 대해 다양한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 가령, 담배는 왜 피울까, 담배는 무엇으로 만들어질까, 담배를 피우면 어떤 병에 걸릴까, 전자담배는 덜 해로울까 같은 질문이다. 동문초 한 교사는 "초등학교는 교육을 통해 건강습관이 형성되는 가장 효과적인 시기"라며 "담배가 건강에 미치는 해악과 중독으로 인한 금연 어려움에 대해 교육하는 것은 호기심 많은 청소년들의 흡연 진입을 차단하는 데 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동문초는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학생이 모이는 전교생 단위의 프로그램 대신, 소규모 학급 단위의 체험형 교육 활동을 운영했다. 흡연경고 담배갑 디자인, 금연 실천 서약 트리, 흡연예방 캘리 엽서 쓰기, 흡연예방 소독 티슈 꾸미기 등의 만들기 프로그램이 주를 이뤘다. 그 외에도 흡연예방 N행시 짓기, 흡연예방 도서 읽고 그림 그리기, 평생 금연 약속을 아크릴판에 새긴 무드 등 만들기 등의 체험 교육이 진행됐다. 학생들은 직접 완성한 미술 작품을 교내에 전시·홍보하며 흡연 예방과 금연 실천 의지를 다졌다.

특히 학생들은 흡연의 해로움을 눈으로 관찰하면서 경각심을 가지기도 했다. 학생들은 교사 지도 아래 담배물에서 자란 콩나물 성장 시험을 진행했다. 각 학급은 수돗물과 담배를 넣은 물에서 자란 콩나물의 키 성장을 비교했다. 관찰로부터 10일 후, 학생들은 담배물에서 자란 콩나물의 성장이 더딘 것을 확인했다. 한 학생은 "담배도 하얗고 담배 연기도 하얀색인데 담뱃물은 검은색이라 놀랐다"며 "타르 때문에 콩나물이 자라지 않는 것을 알게 됐다. 앞으로는 길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있으면 연기를 마시지 않도록 빨리 지나가야겠다"고 말했다. 동문초 학교 관계자는 "코로나 19와 미세먼지 등으로 호흡기 건강이 더욱 중요해졌다"며 "학생들이 흡연은 선택이 아니라 자신의 몸에 대한 가해임을 각인시킬 수 있도록 지속적인 교육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아이들 눈높이 맞는 건강교육

우리나라 금연 정책은 30년 전부터 시행돼 금연구역 설정, 담뱃갑 경고 문구표시와 광고 제한 등 다양한 금연 정책 추진으로 성인 흡연율 감소에 큰 효과를 거둬왔다. 1999년부터는 청소년 대상 흡연예방사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각 학교를 중심으로 각종 흡연예방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이로인해 당시 29%로 세계 상위 수준에 속하던 청소년 흡연율은 2019년 6.7%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이는 과거 흡연자 단속과 체벌 위주의 강제적 금연 교육을 통해, 흡연 진입 자체를 차단하는 예방 교육의 효과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특히나 청소년기 흡연은 평생에 걸쳐 담배에 대한 의존을 유발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어릴 때 흡연에 대한 올바른 지식 구축과 가치관 확립은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올해 본교에서는 눈높이에 맞는 건강교육으로 흡연의 피해와 유해성을 알리는 것에 중점을 뒀다. 흡연이 일으키는 직접적인 질병뿐만이 아니라, 중독으로 인한 의존성과 담배꽁초로 인한 환경오염 등 담배가 신체적, 정신적, 환경적, 경제적으로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고 미술 작품으로 전시하면서 학생들의 참여와 흥미를 높였다.

이러한 반복적인 금연 다짐을 통해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흡연의 해악을 체득하여 청소년 흡연율 감소와 나아가서는 사회적인 금연 분위기 확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요즘 담배는 우리가 알던 역한 냄새의 담배가 아니라고 한다. 담배 회사는 전자 담배 액상에 수박 맛, 메론 맛, 콜라 맛, 야쿠르트 맛 등을 첨가해 청소년들의 감성을 자극하며 담배를 힙한 일상용품으로 생각하도록 트렌디한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인터넷상에는 여러 가지 맛의 담배 리뷰와 담배를 이용한 개인기를 보여주는 다양한 영상들이 게시되고 있다. 맛과 멋, 재미로 청소년들을 흡연의 길로 유혹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청소년들을 중독으로부터 보호하고 자신의 건강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흡연예방교육과 학업 스트레스와 호기심을 풀 수 있는 건전한 놀이문화가 필요하다. 특히 이러한 프로그램의 정착과 활성화를 위해 가정, 학교, 사회의 꾸준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박우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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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초 학생들이 흡연 예방 도서를 읽고 느낀 감정들을 작품으로 제작해 복도에 전시했다. 사진=대전시교육청 제공
동문초 학생들이 흡연 예방 도서를 읽고 느낀 감정들을 작품으로 제작해 복도에 전시했다. 사진=대전시교육청 제공
동문초 학생들이 가족의 금연을 기원하며 금연 응원 편지를 작성해 전시했다. 사진=대전시교육청 제공
동문초 학생들이 가족의 금연을 기원하며 금연 응원 편지를 작성해 전시했다. 사진=대전시교육청 제공

박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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