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라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CS팀장
이소라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CS팀장
故신해철님의 노래 중에 `니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뭐야` 라는 노래가 있다.

필자가 긍정적인 환자경험에 대해 고민하면서 가장 많이 하는 질문 중에 하나가 바로 `환자들이 진짜로 원하는 게 무엇일까?`라는 것이다. 물론 노래의 내용과 필자의 고민 내용은 다르다. 노래는 너 자신이 원하는 것을 제대로 파악하고 살라는 의미이고, 필자가 고민하는 것은 의료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진짜로 원하는 게 무엇일까? 라는 고민이다.

몇 년 전 한 강의에서 `달과 공주`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내용은 어느 나라의 어린 공주가 하늘에 떠있는 달을 따다달라고 보채고, 왕과 왕비는 학자들을 대동해 달은 따올 수 없는 것이라는 것을 공주에게 설명하고 설득하려 했지만 실패하다가 한 광대의 `지혜`로 공주의 `소원`을 들어주었다는 이야기다.

여기에서 `소원`은 공주가 원하던 달을 따다 준 것이다. 이 동화를 들어본 독자님들은 아시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아니, 도대체 어떻게?`라고 생각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광대의 `지혜`는 무엇이었을까?

오늘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 바로 `광대의 지혜`이다.

동화 속에서 왕과 왕비, 수많은 학자들, 심지어 광대도 공주가 원하는 달을 그저 하늘에 떠있는 달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다른 이들과 광대는 Action이 달랐다.

광대는 공주의 `Real needs`가 무엇인지 고민했고, 이를 실행했다. 어떻게?

바로 질문을 통해서이다.

광대는 공주가 진짜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질문을 했다.

"공주님, 달은 어떻게 생겼나요?", "달은 얼마나 큰가요?", "달은 어떤 색인가요?" 이렇게 말이다. 결국 질문을 통해 공주가 원하는 달은 동그랗고, 손톱만하며 황금빛이 난다는 것을 알게 됐고 광대는 공주가 원하는 달을 만들어 가져다주었다.

대다수의 의료기관들이 어떻게 하면 우리 병원에서 환자들이 만족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해왔다. 답은 항상 같다. 의료기관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Real needs를 파악하고 그것을 충족시켜주는 것이다. 바로 여기에서 `질문`이 필요하다.

기관 차원의 만족도 조사, 경험조사를 포함해서 VOC(Voice Of Customer)를 관리하는 것들 모두 일종의 `질문`이라고 볼 수 있다.

`질문`만 한다고 해결이 될까? 질문에 대한 적극적인 답변도 필요하다. 그래야 문제가 해결될 수 있으니까 말이다.

의료기관에서의 긍정적인 경험을 위해서 기관에서는 적절한 `질문`을, 이용자는 이에 대한 적극적인 `답변`을 해주어야 한다.

물론 이런 질문을 통해서 얻는 답이 공주의 달처럼 단순하고 명료하게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 하지만 의료서비스 제공의 방향을 이용자 중심으로 이끌어 갈 수 있을 것이다. 지금 당장 해결되지 않는 문제라고 하더라도 방향을 잘 설정해 간다면 언젠가는 개선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생택쥐베리는 소설 어린왕자에서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이라고 했다. 필자를 포함한 많은 의료기관에서 고민하고 있는 긍정적 환자경험의 본질은 바로 의료기관을 이용하는 환자들의 마음을 얻는 것이 아닌가 싶다.

마음을 얻기 위해 잘 질문해야 하고 잘 들어야 한다. 지혜로운 광대처럼….

이소라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CS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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