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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백] 붕어빵

2020-11-10 기사
편집 2020-11-10 07:07:59
 김하영 기자
 halong0711@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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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지인이 공방을 개업했다. 축하 인사를 하러 갔더니 공방 앞에서 파는 붕어빵 맛이 일품이라며 붕어빵 두 개를 건넸다. 과연 그 맛을 보니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다. 그러고 보니 그 많던 붕어빵 가게가 다 어디로 갔을까? 처음 붕어빵이 국민 간식이 된 건 1997년 IMF를 겪으며 일자리를 잃은 이들이 대거 붕어빵 장사를 시작하면서다. 2000년대는 붕어빵의 황금기였다. 1999년부터 붕어빵이 프랜차이즈화되면서 지점이 빠르게 늘어났고, 김치·슈크림 등 다양한 맛까지 등장해 남녀노소 입맛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물가가 상승하면서 도심속 붕세권(붕어빵+역세권)이 사라지고 있다. '겨울 서민 간식=붕어빵'이란 공식도 깨졌다. 무허가 점포 단속과 코로나19의 여파로 거리의 점포가 더욱 감소세로 접어든 것.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붕어빵 노점 수는 2년 전에 비해 10-20% 가량 줄었다. 수익이 줄어 붕어빵을 창업할 요인이 적은 데다가 기존에 붕어빵을 팔던 이들도 문을 닫는 일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대전지역 일대 붕어빵 한 개는 300원부터 700원까지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평균 시세 '1000원에 5'개는 옛말이 돼버렸다. 이는 붉은 팥의 가격 상승 탓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산 팥(붉은 팥) 40kg 도매가격은 19만 7400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13.8% 증가했다. 수지타산이 맞으려면 가격을 인상해야 하지만, 저렴하고 푸짐하다는 붕어빵 특성상 가격 인상이 어려워 수익은 오히려 줄었다. 동네마다 '장사 잘되는 그 붕어빵집 주인 아줌마 차량이 벤츠더라'라는 낭설마저 사라졌다.

청와대와 국회에선 지키지도 못할 말만 무성하지 경기 침체 해법은 나오지 않고 있다. 오늘부터 기온이 영하로 뚝 떨어진다. 고용한파 속 서민들에게 '빵틀 정책'보다 실속 꽉찬 경기부양책이 필요할 때다. 문득 썰렁한 우스갯소리 한 토막이 생각났다. Q:붕어빵 장수가 전직(轉職)한다면. A: 정치인. (말을) 잘 뒤집으니까. 김하영 편집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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