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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무형문화재 '청학 김란' 제자들과 신명나는 춤사위

2020-11-08기사 편집 2020-11-08 17:27:38      김동희 기자 innovation86@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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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훈아 추석 공연 함께한 채향순중앙무용단 무대 빛내
김경화·이강용·윤민숙 등 중견제자들 독무 눈길도

첨부사진1김란 무용가가 제자들과 함께 살풀이춤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김란무용단 제공


고운 쪽머리에 비녀를 꽂고 백색의 치마저고리를 입은 한 여성이 무대 위에서 학이 춤을 추듯 신비스럽고 환상적인 춤판을 벌인다. 그녀의 한쪽 손에 들려 있는 긴 명주 수건은 나비의 날갯짓처럼 사뿐사뿐 휘날리고, 때로는 거센 물결처럼 굽이치기도 한다. 명주 수건 끝부분을 겹쳐 잡았다가 끝부분 수건을 내려뜨리는가(내려뜨린 사위) 싶더니 금세 수건을 뿌렸다 받고, 다시 멈췄다가, 목에 걸치는 등 단아하면서도 인생의 희로애락이 모두 녹아든 농익은 춤 언어가 무대 위를 화려하게 수 놓는다.

이는 대전시 무형문화재 제20호 살풀이춤 보유자이자 한국 전통춤계에서 한 획을 그은 '청학 김란'의 신명 나는 춤사위다. 김란 무용가는 지난 3일 대전시립연정국악원 큰마당에서 '청학 金蘭의 춤' 공연을 선보였다. 특히, 이날 공연은 한국무용계에서 활약하고 있는 그녀의 수많은 제자가 함께 참여해 멋진 무대를 꾸몄다. 최근 '가황 나훈아'의 추석 공연에서 전통춤을 선보인 채향순 중앙무용단의 멋과 흥이 담긴 축연무를 시작으로 김경화, 이강용, 윤민숙 등 중견 제자들의 무대를 꽉 채우는 화려한 독무, 그리고 신진 전승자들의 흥을 돋구는 춤판으로 무대를 뜨겁게 달궜다. 이들 제자는 산조, 밤길, 한량무, 다듬이소리춤, 사랑가 등을 선보이며 우리 전통춤의 진수를 선사했다.

이와 함께 김란 무용가가 인생의 희로애락이 모두 녹아든 살풀이춤을 선보이며 공연의 대미를 장식했다. 살풀이춤은 긴 명주 수건을 손에 들고 맺고 푸는 정·중·동의 아름다움을 수려하게 끌어내는 춤이자 춤추는 이의 기량과 내면을 가장 잘 들어내는 전통춤이다. 특히, 김란 무용가의 살풀이춤은 삼라만상 모든 감정들이 육신의 속삭임으로 체화돼 있다는 평가와 함께 그만이 갖는 단아함과 우아함 속에서 60여 년의 무용인생이 고스란히 담겨 감칠맛 나는 농익은 춤으로 유명하다.

김란 무용가는 "대전 시민들 눈에 젖은 '대전살풀이 춤'을 무대에 올리는 것은 꽃을 피우는 것인데 코로나19로 한 해 꽃을 포기한다면 씨앗조차 얻을 수 없게 되는 것이란 생각이 들어 올해 공연은 더 뜨겁고, 진지하고, 충실하게 임했다"며 "이번 공연에서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에 감개가 무량하며, 기운이 남아 있는 한 최선을 다해 사랑하는 제자들과 내년에는 더 좋은 공연을 구상해서 보여주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김란 무용가는 도살풀이 보유자이자 중요무형문화재 제97호인 故 김숙자 선생 밑에서 1959년부터 4년간 춤을 전수 받았다. 1985년부터 1998년까지 대전시립무용단 안무자를 맡았으며, 한국무용협회 대전·충남지부장 등을 역임하고 문화공보부장관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김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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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2채향순 중앙무용단이 나뭇가지에 꽃이 핀 것처럼 내려앉은 눈의 모습을 아름답게 표현한 '눈꽃' 공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김란무용단 제공


첨부사진3사진 왼쪽부터 이강용 '한량무', 김경화 '산조', 윤민숙 '밤길' 등 각각 독무을 선보이고 있다.사진=김란무용단 제공


첨부사진4청학 김란 무용가. 사진=김란무용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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