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문수 타임동물메디컬센터 대표 원장
윤문수 타임동물메디컬센터 대표 원장
동물 병원을 운영하다 보면 보호자들이 식사할 때 쳐다보는 아이들의 눈빛이 너무 안쓰러워 드시던 음식을 몇 번 주었는데 괜찮냐는 질문을 받을 때가 상당히 많다. 이럴 때 수의사로서 답변을 드리기가 참 난감하다. 사실상 개는 잡식성으로 사람이 먹는 음식을 먹어도 큰 상관은 없으나 알러지 반응으로 인한 피부 질환과 사람은 먹어도 문제 없으나 개에서 독성을 나타내는 음식들이 있으므로 그때그때 전문가의 조언을 받지 않고서 사람이 섭취하는 음식을 먹는 것은 위험하다. 오늘은 동물 병원에 사람이 먹는 음식을 먹고 내원한 동물들의 사례로 어떠한 경우를 조심해야 할지 알아보도록 하자

가장 첫번째는 닭 뼈이다. 닭 뼈는 보통 먹다 남은 치킨을 제대로 치우지 않았을 경우 다량의 뼈를 섭취한 상태로 내원한다. 이 경우 조류의 뼈는 날카롭게 부서져 식도 및 위에 상처를 내기도 하고 위에서 완전히 소화되지 않은 상태로 소장으로 넘어가 장염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한 치킨 양념이나 기름에 튀긴 치킨 옷 같은 경우 다른 질환을 일으킬 수도 있다. 마찬가지로 다른 동물의 뼈도 위와 같은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 또 초콜릿이 있다. 초콜릿을 일부러 주시는 보호자는 없겠지만 먹다 남은 혹은 포장된 상태의 초콜릿이라고 할지라도 많이 섭취 후 내원한다. 초콜릿을 섭취하면 구토 등 위장관 장애와 심박동을 불규칙하게 만들 수 있으므로 실수로라도 섭취하지 못하도록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포도도 애견에게 위험하다. 포도는 달콤한 향이 나며 보호자들이 섭취 시 실수로라도 땅바닥에 떨어뜨릴 수도 있고 한 알만으로도 신부전을 일으켜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으므로 절대 주의가 필요한 음식이다. 우리에게 건강식으로 유명한 양파와 과일도 위험한 음식으로 꼽힌다. 양파는 적혈구를 용혈 시켜 빈혈을 일으키는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절대 피해야 할 음식이다. 양파 단독으로 섭취하는 경우는 많지 않고 짜장면 등 양파를 이용하여 만든 음식을 섭취한 후 중독 증상을 보이게 된다. 양파는 섭취 후 바로 증상을 보이기 보다 3~5일 사이에 증상을 일으키기 때문에 섭취 후 증상을 보이지 않는다고 안심하기 보다 바로 병원을 내원하는 것을 추천한다. 과일의 씨앗, 특히 자두 씨앗과 복숭아 씨앗의 경우는 강아지들이 섭취하기 쉽고 섭취 시 장폐색 혹은 위안에 남아 만성적인 자극에 의한 위장관 장애를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또한 구토를 통해 씨앗을 제거하는 방법도 있으나 몇 개를 먹었는지 모르거나 자칫하면 위, 식도 점막에 상처를 줄 가능성이 있으므로 내시경을 통한 제거를 가장 추천한다. 스타킹과 피임기구 등 이물 섭취로 병원에 내원 할 경우 음식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양말이나 콘돔을 삼켜서 내원하는 경우가 많다. 다른 물건보다 향이 많이 나는 경우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양말, 피임도구의 경우 장폐색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섭취 시 꼭 병원 방문이 필요하다.

삼겹살, 기름진 음식에 대해서도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보호자분들과 상담하다 보면 고기를 먹여도 되느냐라고 하는 질문을 상당히 많이 받는다. 정답은 개체에 따라 먹여도 될 수도 안될 수도 있다. 아이들마다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도, 췌장염을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에 이미 장기간 섭취 시에도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던 아이가 아니라면 굳이 주시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 자일리톨 껌은 그 위험성이 많이 알려져 있으나 얼마 전 까지만 해도 껌 하나가 무슨 대수겠어라고 생각하여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자일리톨은 소량으로도 심한 저혈당을 유발하여 생명이 위협할 수 있는 물질로 만약 섭취가 의심된다면 병원에 입원하여 지속적인 당 공급이 필요하다. 여기에 나열한 경우가 아니더라도 강아지, 고양이들이 먹어서는 안되는 음식들은 수없이 많다. 음식을 먹여야 될 상황이 생긴다면 그 음식이 섭취해도 괜찮은 음식인지 꼭 확인해야 한다. 윤문수 타임동물메디컬센터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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