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리 작가
캐리리 작가
창조적인 생각도 노력이 필요하다. 어릴 때부터 창의력과 상상력이 중요하다고 배웠지만, 예술가가 돼서도 창의력을 발휘하고 사는 건 영 쉽지 않다. 전시 행사가 가까워지거나, 문득 잊히면 아쉬울 것 같은 새로운 생각이 떠오르는 날에는 쉽게 잠들지 못한다. 보통 사람들은 예술가에게 영감은 마치 `타고난 재능`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나 아무리 천재적인 재능이 넘쳐나는 예술가 일지라도 그 재능을 발휘하지 않으면 쓸모없는 것이 돼버린다. 하물며 원하는 작업을 원하는 시기에 즉각적으로 할 수 있는 작가는 많지 않다.

창조적인 분야에서 일가(一家)를 이룬 거장들의 배경을 살펴보면 범상치 않은 삶을 산 이들이 대부분이다. 이를테면 불행과 비극이 뒤섞인 최악의 상황을 경험하는 것은 예술가들에게는 행운이라고 하지 않는가. 그들은 아마도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머릿속 상상을 실현하기 위해 매일 골몰하고 도전하며 열정적인 삶을 살아왔을 것이다. 아마 보통의 사람이었다면 불행은 고통의 시간으로 남겠지만 예술가에게 있어서 이 경험들은 역사에 남을 위대한 명작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만큼 무한한 경험과 감정의 소비는 잠재된 재능을 예술적 완숙함에 이르게 한다. 마음을 뒤흔드는 예술작품을 보면 나처럼 평범한 작가에게 `창의적인 생각 연습`이 얼마나 필요한 것인지 새삼 깨닫게 된다. 이 깨달음은 연이어져 스스로를 괴롭히며 마음의 고요함을 깨트린다. 나름 호기심도 많고 뉴욕에서 공부하며 20대를 보냈지만, 세계는 그보다 넓고 경험에 대한 목마름은 마치 구멍난 독에 물 붓기와 같다.

결국은 가까운 일상에서 부족한 경험을 채우고 감정이입(感情移入)을 통해 영감에 대한 갈증을 해소한다. 대중적인 혹은 예술적인 영화와 음악 그리고 책을 통해 작업에 대한 확실한 답을 얻는 것은 아니지만 그에 상관없이 그것들은 늘 매력적이다. 이렇게 예술적인 감(感)을 얻는 노력이 익숙해지면 어느 순간부터는 새로운 생각들로 머릿속이 바빠지고 손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 때문에 나처럼 평범한 작가에게 어쩌면 `경험과 영감을 얻는 것은 노력이 필요한 것`일지도 모른다. 캐리리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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