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취재본부 천재상 기자
세종취재본부 천재상 기자
최근 외국의 대표적 기념일인 `핼러윈 데이`를 챙기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핼러윈 데이가 `변장하고 즐기는 축제`로 인식되면서 10월의 마지막 날이 되면 거리 곳곳에서 좀비·유령 등 각종 분장을 한 시민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핼러윈 데이는 고대 켈트족 문화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이들은 10월 31일이 1년의 마지막 날이라고 생각했으며 이날 저승으로부터 귀신이나 마귀가 찾아온다고 여겼다. 이에 귀신으로부터 해를 입지 않기 위해 변장을 하고 음식을 나눠 먹으면서 악령들을 달랬다. 쉽게 말해 `귀신 피하는 날`인 셈이다.

그런데 지난달 맞이한 핼러윈 데이를 보면 귀신보다 외려 사람을 피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리 곳곳으로 마스크를 제대로 쓰지 않은 시민들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이날 지역의 대표적 유흥가인 나성동에는 마스크를 턱에 걸치거나 한쪽 귀에 걸어둔 시민이 거리마다 눈에 띄었다. 특히 술을 마시며 춤을 추는 이른바 `감성주점`에서 나오는 취객들과 얼굴에 유령 분장을 한 시민들 대부분은 맨 얼굴로 거리를 배회했다. 시민간 거리 두기 또한 지켜지지 않았고, 방역 수칙을 안내 해야 할 주점도 밀려드는 손님에 이를 챙길 겨를이 없어보였다.

이날 지역 유흥가는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은 사라진 것처럼 보였다. 지난달 30일 세종시에는 일가족 3명이 서울에 방문한 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타 지역 확진자 동선 또한 지역 내 지속 발생하는 중이다. 반면 핼러윈 데이를 즐기는 `유령`들은 이에 아랑곳 하지 않는 모양새였다.

감성주점에서 나오던 한 취객은 "분장하고 놀기 위해 핼러윈 데이를 기다려왔다. 분장이 지워질까 마스크를 벗었다"며 "일 년에 한번 뿐인 날인만큼, 친구들과 최대한 오래 놀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본래 핼러윈은 `악령을 피하는 날`이다. 하지만 이날 시민과 지역사회는 코로나19와 마주해 있었다. 코로나라는 악령을 피하기 위해, 핼러윈 데이 본래의 의미를 되새겼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세종취재본부 천재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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