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잡사(강문종·김동건·장유승·홍현성 지음)= 호랑이 잡는 착호갑사, 매 대신 맞는 매품팔이, 소설 읽어 주는 전기수, 헤어 디자이너 가체장, 화장품 판매원 매분구, 과학 수사대 오작인 등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조선의 직업을 총망라했다. 젊은 한국학 연구자들이 발굴한 67가지의 직업을 소개하는 책은 잡(job)의 역사이며, 잡(雜)스러운 역사다. 문명, 국가, 민족과 같은 거대 담론이 지배하는 역사 연구에서 직업의 역사는 여전히 잡스러운 역사로 한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조선하면 떠올리는 선비나 농사꾼이 아니라 시장, 뒷골목, 술집, 때로는 국경에서 바닷속까지 오가며 치열하게 먹고 살았던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조선 사람의 삶이 궁금한 일반 독자, 역사를 가르치는 교사,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한 콘텐츠를 만드는 문화업계 종사자 모두에게 유용할 것이다. 또한, 직업의 탄생과 소멸, 그리고 변화를 살핌으로써 미래의 직업을 전망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민음사·348쪽·1만 8000원
△워터 댄서(타네히시 코츠 지음·강동혁 옮김)= 19세기 미국을 배경으로 한번 본 것은 전부 기억하며 순간이동으로 사물을 인도하는 초능력을 지닌 소년의 일대기를 담았다. 주인공 하이람 워커는 한번 본 것은 무엇이든 기억하는 비상한 기억력과 고통스럽지만 자신을 한 단계 성장시킬 본질적인 기억을 떠올리면 사물이나 사람을 순간 이동시킬 수 있는 비상한 초능력을 소유하고 있다. 노예상으로부터 탈출해 흑인 해방을 위한 비밀 조직 `언더그라운드`의 요원이 되면서 자유의 진정한 의미와 누구도 타인의 고유한 존엄성을 해칠 수 없다는 진실을 깨닫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구출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특히, 책은 지배계급에 속하고자 했던 야망을 벗어버리고 진정한 자유인이자 사회운동가로 바로 서는 과정을 그린 성장 소설이자, 사랑하는 여자와 가족에게 바치는 로맨스 소설이며, 고향을 떠났다가 돌아오기까지의 여정이 신화적으로 그려지는 모험 소설이다. 다산책방·552쪽·1만 7000원
△부의 골든타임(박종훈 지음)= 2020년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세계 경제는 패닉에 빠졌다. 그러나 위기의 시그널은 수년간 증폭돼 왔다. 10년 넘게 이어진 장기 경기 호황과 엄청난 유동성 장세 속에서 많은 경제학자는 이미 여러 차례 위기를 경고해왔다. 위기의 근본은 버블의 시작과 끝인 `부채 사이클`이다. 특히, 이번 사이클을 연장하는 것은 팬데믹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무제한 돈 풀기에 나선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이하 연준)다. 저자는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는 주요 지표가 전 세계를 어디로 이끌고 있으며, 이에 대응하는 연준의 정책들은 과연 버블 붕괴를 막을 수 있을지 면밀히 살펴본다. 이와 함께 한 치 앞도 예견하기 힘든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글로벌 경제 속에서 주식, 달러, 금, 채권 등 현명한 투자 포트폴리오 전략을 분석하고, 더욱 뜨겁게 타오르는 세계 경제의 버블 속에서 부를 키우는 전략도 제시한다. 인플루엔셜·308쪽·1만 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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