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사의 표명 하루만인 4일 "인사권자의 뜻을 따르겠다"며 부총리 직 수행의지를 밝혔다. 야당에서 `정치쇼`라고 지적이 제기되자 "심히 유감스럽다. 진심을 담아 사의를 표명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홍 부총리는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출석해 "인사권자인 대통령의 뜻에 맞춰 부총리로서 직무수행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자신의 거취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전날 사의 표명한 것에 대해선 "대주주 요건을 현행대로 유지하게 되면서 기재부와 제가 쭉 해왔던 것과 다른 내용을 스스로 말씀 드리게 됐다"며 "두세 달간의 논란에 대해 책임 있게 반응해야 하지 않나 해서 물러나겠다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 부총리는 또 "제가 진심을 담아서 사의 표명을 한 것인데 `정치쇼`라고 얘기한 것에 대해서는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전혀 그런 의도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앞서 국민의힘 예결위 간사인 추경호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어제 부총리가 정말 이례적으로 상임위 회의장에서 사의 표명한 사실을 공개했다"며 "국회 예산심사 김을 다 빼버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곧 떠나겠다는 분을 상대로 해서 질문을 하고 답을 얻은 들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지 심각하게 우려한다"며 "그만두는 장관 상대로 질문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국민은 엉성한 각본에 의한 정치쇼(라고 생각한다)"며 "사과 표명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민주당 간사인 박홍근 의원은 "부총리가 정책 조율 과정에서 본인의 뜻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데 대한 어려움을 호소하면서, 공직자로서 누군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차원에서 거취를 말씀한 것"이라고 엄호했다. 그러면서 "정부 뜻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데 대한 뜻은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는다"며 "그러나 당정 논의를 통해 결정된 만큼 그것을 책임 있게 집행하는 과정만 남은 것으로 보인다"고 당부했다.

박 의원은 또 "예산 편성의 총괄 책임자였던 분으로서 심사를 충실히 마무리하고, 향후 경제 위기를 극복하는 데 선두에서 책임 있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좋다"고도 조언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대통령께서 그 사안은 부총리가 책임져야 할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하시고, 현재 예산안 심의나 한국판 뉴딜 등 여러 가지 현안이 있기 때문에 부총리가 계속 직을 수행하는 게 옳다고 생각해서 반려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설령 논란이 있었다 하더라도 그렇게 큰 문제로 비화시키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당정 합의가 이뤄지면 거기에 승복하고, 정책을 성공시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것이 올바른 태도"라고 밝혔다.

서울=송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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