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연, 분산전원설비 현장 시험평가 기술 개발
성능·안정성 높여 관련 산업 활성화에 마중물 역할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고희상 선임연구원이 분산전원설비의 유지 보수를 위한 이동형 현장 성능 시험 평가 설비가 장착된 차량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장진웅 기자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고희상 선임연구원이 분산전원설비의 유지 보수를 위한 이동형 현장 성능 시험 평가 설비가 장착된 차량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장진웅 기자
렌터카 업체를 운영하는 김 모 씨는 최근 고민이 생겼다. 보유 중인 전기차의 배터리 성능이 얼만큼인지 가늠하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전기차의 배터리 성능을 미리 파악해 운영·관리의 효율성을 도모해야 하지만, 주행 기간·거리별 배터리 수명에 관한 제조사 안내에만 의존하기엔 불확실성이 따른다.

국내 연구진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단초를 제공할 새로운 기술을 선보였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너지연)이 자동차 배터리 등과 같은 소규모 발전 설비인 `분산전원설비`의 유지 보수를 위한 현장 성능 평가 기술인 `이동형 현장 성능 시험 평가 설비`를 개발했다.

분산전원설비는 태양광·풍력·지열·마이크로가스터빈·연료전지 등 다양한 신·재생에너지 자원을 이용하고 있다.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과 수소경제 활성화에 맞물려 분산전원설비 등 분산형 전원이 확대 추세다. 그러나 기존 분산전원설비에 대한 검증 기술은 작업자의 오류나 다양한 설치 환경에서 오는 문제점, 설치 전·후 성능과 안정성을 지속적으로 검증할 수 없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더불어 검증을 위한 표준과 절차도 없는 상황이다. 에너지연의 이번 기술은 이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어 분산전원설비의 성능과 안정성에 신뢰를 높여 향후 관련 산업 활성화에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받는다.

에너지연은 먼저 스마트그리협회 단체 표준에 기초한 시험 평가서를 마련해 분산전원설비의 부하·배전망·신재생에너지·계통을 모사할 수 있는 장치를 개발했다. 이어 이를 현장 상황에 적용할 수 있게 이동형 시험 평가 설비로 구현해 냈다. 이 설비는 배터리 랙 또는 전력변환장치 등과 같은 개별 장치를 대상으로도 실험할 수 있다. 또한 이 설비는 현장에서 직접 시험 평가가 가능하도록 설비 구조와 크기를 최적화한 게 특징이다. 이를 차량에 부착해 분산전원설비가 있는 장소에 직접 찾아가 성능 시험을 할 수 있다. 에너지연은 현재 30kW급 설비 수준을 전기버스 배터리 급인 100kW급으로 고도화할 계획이다.

연구책임자인 고희상 선임연구원은 "분산전원설비에 대한 고장 형태 예측 기술과 인공지능 기반 예지 진단 기술도 확보할 계획"이라며 "전기차 배터리 재사용 기반의 전기 저장 장치와 융복합 분야에도 활용할 수 있도록 기술 개발의 가속화를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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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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