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혜 블루드림센터 대표
유지혜 블루드림센터 대표
샌드아트는 간단하게 설명해보면 펼쳐진 모래에 손가락으로 그림을 그려 영상이나 이야기를 표현하는 예술이다. 내가 처음 샌드아트를 봤던 건 몇 년 전 텔레비전에서 어떤 사람의 인생을 샌드아트로 보여줬던 영상이었다. 여러 종류의 강의를 초·중·고 대학까지 15년 넘게 하면서 언제나 고민했던 건 단순하게 강의 그 자체보다는 학생들이 재밌게 즐기고 참여하면서 단 한가지라도 마음속에 남을 수 있게 하고 싶었다.

또 진로 체험이나 미술 및 뷰티 관련 수업들은 자신만의 작품들이 나와서 학생들이 만족감 및 성취감을 느끼게 해주고 그 새로움을 자신만의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하는 것이었다. 교육을 하던 중 우연한 기회에 다른 지역에서 샌드아트를 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직접 보고 모래로 체험해보면서 특별한 느낌을 받았다. 기존과는 확실히 다른 부드러운 모래를 만지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졌고 그림을 잘 그리지 않아도 샌드아트를 하는 샌드아트 박스 밑에서 나오는 환한 조명 덕분에 간단한 그림도 잘 그려 보이는 효과를 내주었다. 또 그냥 손가락만 있으면 내 마음대로 그렸다 지우기를 편하게 할 수 있다는 것도 참 흥미로웠다. 개인적으로 새로운 강의를 시작하려 할 때 첫 번째는 재미있어야 하고, 두 번째는 내가 할 수 있어야 하고 세 번째로 학생들이 좋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첫 번째로 샌드아트 박스를 사서 배우기부터 시작했다. 그리고 다양한 지역 행사에 되도록 많이 참석해서 샌드아트가 얼마나 특별하면서 편안한 느낌을 주는지 많은 분들이 경험하고 느끼기를 바랐다.

그랬더니 신기하게도 어린아이들부터 나이 드신 분들까지 다들 모래놀이에 빠져서 만지고 또 만지고 좋아하고 집에 갈 생각을 안 하고 체험을 하시는 것을 보고 참 행복하면서도 짠한 느낌이 들었다. 바쁘게 사는 우리들이 하늘을 한번 볼 시간이 없듯이 모래를 한번 만질 시간도 장소도 없이 산다는 것이 느껴졌다. 조금 여유를 가지고 나만의 방법으로 놀이로 자신을 내려놓는 시간을 가져도 좋지 않을까? 대부분 샌드아트라고 하면 교육보다는 공연을 많이들 생각한다. 요즘은 지역 행사나 장소에 특별함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서 예전보다 샌드아트 공연을 많이 진행한다. 직접 보면서 힐링하는 것도 좋지만 음악을 들으며 자기 생각을 말보다는 그림으로 이야기로 풀어내는 샌드아트를 많은 사람들이 체험하고 즐기게 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교육을 시작했다. 어린아이들은 동화 속 이야기를 청소년들은 친구와 관련한 이야기나 마음속 이야기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연인의 이름을 쓰고 마음속 사랑을 자기도 모르게 모래 위에 풀어놓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학생은 학교 밖 청소년들의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여학생이다. 샌드아트 교육시간에 본인의 손과 손톱을 그려 넣길래 "너무 예쁘다"고 칭찬을 건넸다.

근데, 다른 친구들을 한번 돌아보고 오니 손목에 상처를 낸 그림을 그려놨길래 잠시 불러서 얘기를 나누었는데 자기 자신이 너무 밉고 얘기할 사람이 없었다며 울었다. 너무 마음이 아파서 한참을 손을 붙잡고 안아주었던 기억이 있다. 자신의 아픔을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지만, 그래도 그렇게라도 표현을 해줘서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른다. 너무 힘들고 지칠 때 말하지 못해도 속마음을 어디에라도 표현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내가 다 해줄 수 없다는 것이 가슴 아프고 힘들 때도 있지만, 그래도 아이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돼주길 바라고 또 바란다. 샌드아트가 아니더라도 다른 어떤 것이더라도 나와 함께하는 아이들이 그 시간이 행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우리의 아이들이 어딘가에는 마음을 표현하고 지낼 수 있기를 나의 아이가 아니더라도 어깨를 내어줄 수 있는 어른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유지혜 블루드림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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