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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칼럼] 직장인과 워라벨

2020-10-30기사 편집 2020-10-30 07:4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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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정태희 삼진정밀 대표이사
얼마 전 경력사원 최종 면접을 볼 기회가 있었다. 20대 후반의 여성 경력 사원이었는데 그 모습에서 요즘 젊은 친구들의 밝고 당당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면접이라기 보다 젊은 친구와 즐거운 대화가 계속되고 있었다.

나는 물었다. "일과 워라벨 중 어떤 게 중요한가요. 워라벨의 의미는 뭐라고 생각하나요" 젊은이답게 '일과 삶의 균형인데, 저는 일 보다는 즐거운 삶이 더 중요합니다'라고 답을 했다. 나는 되물었다. "그러면 즐거운 삶을 가지려면 뭐가 필요 할까요"라고. 그러자 상대방은 잠시 생각 하더니 '아마 경제력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돈이요'라며 웃었다.

나는 다시 물었다. "그럼 경제력이나 돈은 어떻게 마련하죠" 그 직원은 웃으며 '일을 해야겠지요. 일을 해서 좋은 평가를 받아서 좋은 대접을 받으면 더 많은 돈을 받게 되겠지요. 결국 일을 잘 할 수 있어야 즐거운 삶을 살 수 있겠네요'라고 대답했다.

또 다시 물었다. 그럼 "워라벨은 뭐지요. 결국 일을 잘 할 수 있어야 즐거운 삶도 가능하겠네요." 이런 모습은 요즘 젊은이들과 나누는 기성세대들의 대화일 것이라 생각한다. 기업의 기본적인 목표는 지속적인 생존과 정당한 활동을 통한 이윤창출, 즉 현재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이 될 것이고 그 핵심 주체는 여러 요소가 있겠지만 결국 사람일수 밖에 없다.

기업의 핵심주체인 직원들이 성취감을 느끼며 각 부분에서 좋은 성과를 내주지 않으면 기업은 아마도 지속적으로 이익이 나지 않음으로 계속기업이 되지 못 할 가능성이 아주 높을 것이다. 직원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성취감을 느끼지 못하면 좋은 성과를 만들기는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 즐거움의 이면에는 일 이외 가족이나 취미 생활 등 회사 외적인 일의 즐거움에도 많은 영향을 받을 것이라 생각된다. 우리 세대만 하더라도 어쩌면 우리 부모님 세대에는 언제나 내 개인적인 즐거움이나 가족보다는 언제나 일이 우선이다.

그래서 아마도 오늘날의 대한민국이 있게 됐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세상은 많이 변했다. 우리 선배들의 수고로 과거보다 훨씬 좋은 환경에 훨씬 좋은 조건이 우리 주변에 널려 있다. 조금 심하게 이야기하면 일보다 인생을 즐기는 것이 더 중요한 시대가 됐는지도 모르겠다.

나를 비롯한 많은 기업인들은 이런 세태에 대해 우려의 이야기들을 나누기도 한다. 하지만 대세를 거스르기는 어려울 것 같다. 말하자면 우리 세대와 많이 다른 젊은이들과 더 많이 소통함으로 때로는 그들이 원하는 바를 이해하고 지원하고 함께 하려는 노력도 당연히 해야 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젊은세대들에게 기성세대를 이해하도록 설득하고 이해를 구하는 노력 또한 같이 진행해야 될 일이라고 생각한다. 경력직 여직원의 말처럼 인생을 즐겁게 살아가려면 자기 실력을 쌓는 노력도, 실력을 통한 경제력도, 그것을 끝까지 지속해야 한다.

이런 점을 젊은이들에게 깨우쳐 주는 것도 결국 기성세대의 몫이라고 본다. 그래서 나는 젊은 직원들과 대화하며 이렇게 말한다. 지나가고 보니 우리 세대는 일 만한 세대라 조금은 잘못 살아온 것 같다고. 이젠 일하는 바보가 돼 시간이 있어도 인생을 즐기지 못하는 불구자가 됐다고.

여러분들은 그렇게 살지는 말아라. 내 경험으로는 어떤 일을 시작해서 일을 내 뜻대로 통제가 어려운 시기에는 일에 조금 더 집중하고 일에 시간을 더 주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러나 일이 익숙해지고 성과를 내며 내가 통제 가능한 상황이 되면 인생을 즐기는 것에도 시간을 더 내는 것이 좋다.

균형점을 잘 찾아 고비마다 양쪽의 강약을 잘 조절하면 노년까지 능력 있는 즐거운 인생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변화가 극심한 세상에 지속 가능한 기업을 만들어 가는 것도 쉽지 않지만, 일과 삶의 균형을 잘 찾아 성취감을 느끼며 즐겁고 행복한 인생을 만들어 가는 것도 결코 쉽지 않은 세상임이 분명하다. 정태희 삼진정밀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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