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에 지구가 두개라면?(신현경 지음·지우 그림)= 아이들에게 건강한 지구를 선물하고픈 산타클로스와 감정이 없는 인공지능 로봇 메리를 통해 지구온난화로 인해 심각해진 지구의 현 상황과 원인, 해결 방안까지 같이 생각해본다. 산타클로스 할아버지는 아이들이 걱정 없이 살아갈 또 하나의 지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로봇 메리는 인류가 지금처럼 물건을 끊임없이 만들어 내고, 버리고, 에너지를 낭비하고, 편하게만 살려 한다면 지구가 두 개, 세 개여도 소용없다고 말한다. 책은 실제 생활에서 우리가 건강한 지구를 만드는 데 동참할 수 있는 방법들을 제시한다. 특히, 다소 딱딱하게 전달될 수 있는 정보를 만화 컷과 동화, 퀴즈 등으로 구성해 아이들이 지루할 틈 없이 재미있게 정보를 습득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거친 듯 과감하고 개성 넘치는 그림은 이야기의 재미를 더해준다. 해와나무·80쪽·1만 원

△무서운 이야기(이갑규 지음)= 집에 돌아오지 않는 아빠를 찾아 깊고 위험한 숲으로 떠나는 아이의 여정이 으스스하게 펼쳐진다. 숲에는 뱀, 멧돼지, 호랑이 등 야생 동물이 살아 숨 쉬며 아이 주변을 맴돈다. 오싹한 기분을 느낀 아이는 힘껏 뛰어가다가 절벽 앞에서 발걸음을 멈추고 용기를 내 뒤를 돌아본다. 그러자 아이의 뒤를 바짝 쫓던 호랑이가 깜짝 놀라 벼랑 아래로 미끄러지고 만다. 아찔하고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 안에 녹아든 유머러스한 반전이 가슴 조이던 긴장을 순식간에 해소하며 즐거움을 준다. 특히, 저자는 아이의 불안을 어둠이 내린 숲속으로 시각화한다. 먹의 농담과 적재적소에 쓰인 붉은색이 오싹한 숲속 공기를 생생하게 전하며, 아이의 뜀박질에 긴박감을 더한다. 공포의 숲에서 길을 헤매다가 아이만의 재기로 위기를 돌파하는 이야기는 어떤 불안도 누군가를 영원히 가둘 수는 없다고 경쾌하게 이야기한다. 창비·40쪽·1만 3000원

△내 마음에 사랑이 다닥다닥(박혜선·송명원·이묘신·정진아·한상순 지음·김소라 그림)= 코로나19 여파로 오랫동안 아이들은 얼굴을 마주하기도, 찐한 포옹을 나누기도 어려워진 언택트 시대를 겪고 있다. 책은 누군가의 온기가 더욱 그리워진 요즘 아이들이 주변에서 마주할 수 있는 사랑을 하나로 엮어 묻어 뒀던 사랑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게 도와주는 사랑 동시집이다. 특히, 사랑의 정의에 대해 고민하는 어린 독자들에게 다양한 사랑의 형상을 보여 준다. 귀지도 사랑스러워 차마 버릴 수 없는 엄마의 사랑부터 길에서 돌려보낸 강아지가 저녁밥은 먹었는지 걱정하는 여린 마음까지 다섯 시인들의 손길이 가닿은 동시집은 아이들이 일상에서 마주할 만한 모든 사랑의 순간을 내보인다. 사랑을 궁금해하는 어린 독자들은 저마다 다른 사랑 방식을 살펴보면서 낯설고도 익숙했던 사랑에 한 발자국 더 가까워질 것이다. 뜨인돌어린이·116쪽·1만 2000원

△구석기 아빠(브랜든 리즈 지음·정경임 옮김)= 온종일 사냥을 하다 지친 몸으로 동굴로 돌아온 구석기 시대 아빠에게 아이는 잠자리에 들기 전 책을 읽어 달라고 떼를 쓴다. 무거운 돌 그림책을 가져와 읽어 주는 것은 아빠에게는 너무 힘든 일이기 때문에 주변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새끼 맘모스, 방울뱀 같은 장난감으로 아이의 관심을 돌리려 애를 쓴다. 아이는 장난감 대신 책을 읽어 달라고 떼를 쓰다가 급기야 울음을 터뜨린다. 당황한 아빠는 허둥지둥 나가서 손으로 운반할 수 있는 크기의 돌 그림책을 안고 돌아오지만, 아이는 더욱더 큰 책을 읽고 싶다고 우겨댄다. 결국 아빠는 맘모스 등에 올라타고 어마어마한 크기의 공룡 그림이 새겨진 거대한 바위 책을 운반해 오지만 야속하게도 아이는 깊은 잠에 빠져 있다. 아이에게 잠자리 그림책을 읽어 주기 위해 한바탕 소동을 벌이는 구석기 아빠의 모습을 보면 현실 속에서 사랑하는 아이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초보 아빠의 모습이 오버랩 된다. 지양사·40쪽·1만 2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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