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2부 문승현 기자
취재2부 문승현 기자
`케렌시아(Querencia)에 있다.` 장미대선을 앞둔 2017년 4월 민주당 4선 의원이던 장관님은 당내 대선 경선에서 4번 후보를 밀었지요. `충청의 아들`을 자임한 그는 3번 후보의 기세를 꺾지 못하고 2위에 머물러야 했습니다. 당시 "투우사와 싸우던 소가 숨고르기 하는 케렌시아는 지쳤을 때 찾는 안식처"라고 의원님은 적었습니다. 그러던 당신은 문재인 대통령후보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킹메이커`로 헌신했습니다. 현 정부 들어 독립부처로 격상된 중소벤처기업부가 3년 만에 10조 원 넘는 나랏 돈을 굴리는 주요기관으로 급성장하기까지 장관님 역할이 컸다는데 이의를 달 사람도 많지 않습니다. 청문회 스타의원으로, 헌정사상 최초 여성 원내대표, 여성 법제사법위원장으로 이름을 날렸으니 다음 행보는 서울 입성일지도 모릅니다. 대선에 버금가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목전에 두고 장관님은 승부사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했습니다. 중기부 세종 이전을 공식화한 겁니다. 얼떨결에 대전시와 시민들은 이전 논의 테이블에 불려 나왔습니다. 사실상의 `대전 혁신도시` 지정 직후 이뤄진 장관님의 이슈파이팅은 실로 경이롭다 하겠습니다.

예단하기 어렵지만 어떤 결과든 장관님이 잃을 건 없어 보입니다. 정부가 중앙부처간 협업이라는 상징적 명분으로 세종행 꽃 길을 깔아준다면 장관님은 숙원을 풀어낸 `해결사`로 추앙받을 것이고 무산된다해도 추진력 강한 행정가 이미지가 따라붙지 않겠습니까. 미묘한 이 방정식을 계산했다면 영예에 눈먼 정치인이 될 테고 순수한 의도였다 항변한다면 시민을 우롱하는 처사입니다. "문재인 정부가 대전에 혁신도시라는 굉장히 큰 선물을 했다. 혁신도시 지정에 찬반이 상당했지만 찬성의견을 냈고 지정에 역할을 했다"는 장관님의 국감장 발언을 듣자니 전자에 무게가 실립니다. 묻고 싶습니다. 장관으로서 이 말씀은 지역균형발전을 토대로 국가균형발전을 이루고자 하는 대통령의 대의에 대한 오독이 아닌지요. 당신이 한때 주군으로 모신 그분의 `아무도 가지 않은 통합의 새정치`인지요. 아니라면 20여 년 전 중기부가 나고 자란 고향사회를 극심한 혼란으로 몰아넣는 분열의 정치를 스스로 거두어 주십시오. 취재2부 문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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