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설관리공단 이사장 선임 놓고 공방,
내년 예산안 심의 앞두고 대립각 커질 듯

지난 26일 더불어민주당 천안시의회 의원들이 천안시시설관리공단 인사 문제를 거론하며 본회의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천안시의원들 제공
지난 26일 더불어민주당 천안시의회 의원들이 천안시시설관리공단 인사 문제를 거론하며 본회의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천안시의원들 제공
[천안]더불어민주당 우위의 천안시의회(의장 황천순)가 제237회 임시회 시정질문에서 국민의힘 박상돈 천안시장과 날선 대립각을 세웠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천안시시설관리공단(이하 공단) 이사장 선임을 놓고 기자회견까지 가지며 공세 수위를 높인 가운데 국민의힘 의원들은 정치공세라며 일축했다.

민주당 유영채 의원은 지난 26일 시정질문에서 공단 인사의 불공정 문제를 집중 거론했다. 유 의원은 "천안시 산하기관장 자리가 (선거) 캠프 참여 인사들로 채워질 경우 향후 공무원들이 정치권에 줄서기 경쟁하는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선임할 기관장은 사전에 내정, 다른 공모자들은 들러리 세워 놓고 절차와 규정을 의식해 공모 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의 질의 도중 의원 자리에서는 `낙하산 인사 인정하라`는 고성도 나왔다.

유 의원의 시정질문 뒤 민주당 의원 16명은 본회의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박 시장의 인사에 대한 맹공을 계속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기자회견에서 "지난 4월 취임한 박상돈 시장이 선거캠프 참여자 또는 정치인 등 직무와 관련 없는 인사들을 주요 보직에 임명하고 또 등용하려는 움직임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정책보좌관 자리와 문화재단, 심지어 공단 등 출자·출연기관장 자리가 선거캠프에서 일한 지지자들로만 채워지고 있는 현실에 실망과 우려를 금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 의원들은 "공단의 제4대 이사장 선임은 너무도 정치적이며 공정하지 못한 인사"라며 이사장 임명 재고와 향후 주요 보직에 외부 인사 임명시 의회와 시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공정한 인사를 촉구했다.

박상돈 시장과 국민의힘 의원들은 민주당 의원들의 의견에 반박했다.

박 시장은 시정질문 답변에서 "공단이 설립된 이래 역대 이사장들이 모두 천안 외 출신으로 지역특성에 이해가 부족한 부분도 있었다"며 "이번에 내정된 예정자는 천안출신이고 시 공무원 출신으로 60년 이상 천안에서 활동 했던 분"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김행금 의원은 유영채 의원의 시정질문 직후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인사 고유권한에 적법하고 지역 인재라고 느꼈으면 하는 거지 지역민이라고 안 된다는 게 어디 있는가"라고 따졌다.

국민의힘 원내대표인 유영진 의원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뤄진 합리적 인사를 민주당 의원들이 흠집내기식 정치적 공세로 대응하고 있다"며 "내년 예산안 심의를 앞두고 정치 공세가 더욱 가열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천안시시시설관리공단 제4대 이사장 자리에는 임원추천위원회를 거쳐 한동흠 전 동남구청장이 이달 선임됐다. 한 전 구청장은 1977년 공직생활을 시작해 천안시 산업환경국장, 복지문화국장, 동남·서북구청장 등을 역임했다. 윤평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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