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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건축] 건축마감재 샌드위치 패널

2020-10-28기사 편집 2020-10-28 07: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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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윤석주 건축사 (건축사사무소 라온 대표)
하늘이 참으로 청명하다,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찐다는 천고마비 계절 가을. 기나긴 장마도 가고 뜨거운 여름도 갔다. 온 산을 물들이는 곱디 고운 가을 단풍놀이 한번 제대로 만끽하지 못한 채 바람에 구름 흘러가듯 시나브로 지나가고 있다. 가을걷이로 마무리하는 들녘의 풍경은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기온과 따뜻함을 찾게 하는 겨울을 준비하라고 살짝 귀띔해 주는 듯하다. 얼마 전 친구로부터 작은 제과점 설계를 의뢰받았다. 오랫동안 임대건물에서 제과점을 운영했지만 임대료가 부담돼 가게를 비워주고 다른 곳을 알아보던 차에 도시 근교 시골에 자그마한 대지를 구입해 자기만의 제과점을 짓고자 했다. 차 한잔 마시며 나눈 담소에 다급해 하는 친구의 마음을 알 수 있었다. 몇 달 쉬고 있으니 한 가정의 가장, 단골손님, 공사비 등이 친구의 마음을 서두르게 하고 있었다. 그러나 난 좀 냉정해지고 싶었다. 설계하고 허가받으면 겨울인데 습식공사를 해야 하는지, 친구는 샌드위치 패널 재료 사용으로 공사 기간을 단축할 수 있지 않을까 고민했지만 고맙게도 나의 제안을 받아들여 마음에 여유를 갖고 내년 봄에 공사하기로 하고 설계를 진행 중이다.

건축에서는 콘크리트, 철재, 목재 등 어느 구조재의 건축물을 지을 것인가도 중요하지만 내·외부 마감재 선택도 고민해야 한다. 시대마다 흐름은 있다. 지금은 카페나 제과점 등 대다수 용도의 실내는 바닥부터 천정까지 별도 마감재 없이 노출로 마무리한다. 시공 당시 공사비 절감도 있겠지만 추후 용도를 변경할 경우 발생하는 폐기물 처리에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는 장점도 있다. 건축법상 내부 마감재의 경우 다중주택 등 다수 인원의 용도에는 방화에 지장이 없는 재료를 사용해야 하기에 노출된 부위의 마감재는 꼭 확인해야 한다. 외부 마감 재료는 상업지역내 일정 용도·규모, 공장, 노유자시설, 1층 필로티 주차장 등도 방화에 지장이 없어야 한다. 주변에서 조립식 패널이라 불리는 샌드위치 패널 재료로 시공되는 건축물을 쉽게 접할 수 있다. 공장·창고 등에 이용되는 샌드위치 패널은 스티로폼(EPS) 단열재가 시장점유율 70% 이상, 소규모 건축물의 50% 이상 차지하고 있는데 화재에는 매우 취약하다. 최근 몇 년 새 강화된 열관류율 기준을 맞추기 위해 사용되는 우레탄폼의 경우 화재 시 유독물질을 배출하는 문제가 있지만 건물 단열재로 많이 이용되고 있다. 이는 화재 발생 시 유독가스에 의한 인명피해 증가로 나타나고 있지만 공사비 절감과 공기 단축에 많은 현장에서 시공되고 있다. 난연성능 시험은 콘칼로리미터법으로 제출된 시편에 열을 가했을 때 발생하는 열과 연기를 수치화한 것이다. 현장에서는 시험에서 인증된 재료를 사용하고 있다. 화재 발생 시에는 진압에 어려움이 따른다.

샌드위치 패널의 건축물이 모두 나쁜 것은 아니다. 주택 대부분을 차지하는 저층 건물 구조 재료로 사용된다. 값이 싸고 변형이 자유로워 이재민 임시 거처나 농사용 농막 건물이나 창고 건축에 무게를 지탱하기 위한 용도로 많이 사용된다. 패널 내 단열재를 불에 안 타는 글라스울 등 무기질계 단열재를 사용하자는 의견이 논의되고 있으나 국내 샌드위치 패널 시장 규모상 무기단열재로는 전체 현장에 공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한다. 유기질 단열재 역시 불연재가 개발되어 있지만 경제성, 공급량 부족으로 시공의 어려움을 토로한다. 공장 지붕 재료 또한 내화패널을 사용해야 하지만 일정 두께 이상은 생산·공급이 되지 않아 벽체용 내화패널을 대체하여 시공 중이다. 법규만 빠르게 바뀌었지 시장에서는 생산설비 변경 및 성능 인증 등의 시간은 주어지지 않은 채 공사 현장은 돌아가고 있다. 외국에서는 개조된 고분자로 만들어진 바깥 두 개의 층, 폼 중심(foam core)에 의해 분리된 유리섬유 보강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샌드위치 패널'도 생산된다고 한다. 건축물을 매우 강하게 만들며 단열성능에도 매우 효과적이라 한다. 아직은 시공비가 고가이지만 화재 및 유독성으로부터의 안전성 여부, 지진에 대한 내진 성능을 종합해보면 국내의 패널 시장에도 변화의 바람은 올 것으로 보인다.

윤석주 건축사(건축사사무소 라온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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