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현 타임동물메디컬센터 외과원장
서정현 타임동물메디컬센터 외과원장
강아지 다리 진료를 하다보면 보호자분들에게 받는 가장 많은 질문중 하나가 산책이다. 산책은 단순한 운동이 아닌 강아지의 중요한 일과 중의 하나이다.

야생 생활에 최적화된 개라는 동물이 반려동물이 되면서 실내라는 제한된 환경에서 생활하게 되었는데 야외에서 활동할 수 있는 탈출구가 산책이다.

활동량을 늘리며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다양한 자극을 통해 여러가지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대부분의 반려인들이 강아지에게 산책이 좋다는 것을 잘 알고있다. 최근에는 다양한 방송매체를 통해서 강아지 산책을 적극 권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무리한 산책은 운동이 아닌 노동이 된다. 강아지의 적정한 운동량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 한다.

자신이 키우는 아이의 견종,나이,성별,건강상태 에 따라 얼마나 운동을 시켜야 하는지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보호자는 드물다. 아이가 지치거나 만족할때까지 산책을 한다고 대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심지어 다리에 문제가 있어서 나에게 진료를 받으러 온 아이의 보호자가 말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강아지들의 운동량은 하루 한 두번의 30분 내외의 가벼운 걸음걸이의 산책으로 충분하다.

물론 나이나 견종에 따라서 편차는 있지만, 생각하는 것보다 많은 활동시간을 요구하지 않는다. 만약 슬개골 탈구나, 고관절 질환등이 있는 아이라면 이 조차도 금해야 한다. 관절손상을 가속하는 꼴이 된다.

강아지의 산책 목적은 운동이 아니다. 적당한 운동량과 함께 노즈워킹, 외부 환경변화 등으로 긍정적 자극을 주는 것이다. 운동은 산책으로 발생하는 부수적인 결과물이다.

소형견은 슬관절이 취약하고 대형견은 체중에 의한 고관절, 십자인대 질환이 많기 때문에 장시간, 고강도의 운동은 관절에 오히려 불안정성, 손상을 증가시킨다.

강아지 슬개골 탈구는 1-4기로 나뉜다. 1기는 인위적으로 슬개골 측면에 힘이 가해지면 활차구에서 벗어났다가 다시 환납되는 상태이다. 초기 단계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수의사의 진단에 의해서 1기로 확인되면 질환이 악화되지 않기 위한 보호자의 관리와 주기적인 검진이 필요하다.

슬개골 탈구는 1기에서 4기로 진행될수록 점점 관절의 손상이 심해지고 대개 초기에는 무증상으로 시작한다. 노령견 또는 비만견의 경우는 십자인대 파열까지 동반 될 수 있으므로 산책 등 운동을 시킬 떄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명심하자. 적당량을 넘어선 운동은 더 이상 운동이 아닌 노동일 뿐이다. 우리 아이는 운동선수가 아니다. 과로하게 해서는 안된다. 관절을 무리하게 사용할 수 밖에 없는 운동선수들이 일반인보다 훨씬 관절부상이 잦은 것을 생각하면 너무나도 당연한 이치이다. 운동을 통해서 근육을 키우고 관절을 강하게 하려는 목적을 갖는 보호자분들이 많은데 관절이 정상적인 궤도에서 가동을 하고 있다는 전제가 성립되어 있어야 한다.

지난번 슬개골 탈구편에서도 언급했지만 많은 소형견들은 슬개골이 탈구가 된 상태에서도 보행을 한다. 엄마 아빠와 산책을 나가면 신나서 통증을 참고 더욱 더 강하고 빠르게 다리를 사용하면서 관절의 손상을 가속화 시킨다. 산책을 시작하기 이전에 우리아이 관절이 산책하기에 무리가 없는 건강한 아이인지 병원에서 확인을 받도록 하자 그리고나서 30분 전후의 가벼운 산책습관을 들이도록 노력하자. 서정현 타임동물메디컬센터 외과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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