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마지막 헌혈을 하고 있는 이범진 씨. 사진=대전세종충남혈액원 제공
생애 마지막 헌혈을 하고 있는 이범진 씨. 사진=대전세종충남혈액원 제공
헌혈을 할 수 없는 나이가 되기 이틀 전 345번째 헌혈을 한 69세 노인이 있어 주변을 훈훈하게 하고 있다.

21일 대한적십자사 대전세종충남혈액원에 따르면 이날 이범진 씨는 대전 서구 우남빌딩 5층 헌혈의집 둔산센터에서 345번째 헌혈을 마쳤다.

혈액관리법은 전혈헌혈과 혈장성분헌혈을 만 69세까지만 허용하고 있어 만 70세 생일을 이틀 앞둔 이 씨의 헌혈은 마지막이 됐다.

1982년부터 38년간 헌혈해 온 이 씨는 이날 345번째 헌혈 기록을 갖게 됐다. 마지막 헌혈과 함께 그의 열정이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그의 헌혈 참여는 남들과 달리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씨는 팔꿈치 안쪽이 아닌 바깥쪽에 채혈바늘을 꽂아야 할 정도로 혈관 위치가 남다르다. 더욱이 혈관이 가늘어 숙련된 간호사가 있는 헌혈의 집 방문이 강제되기도 했다.

이 씨는 "숙련된 간호사가 앉은 상태에서 채혈 바늘을 삽입해야만 헌혈이 가능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간 헌혈에 꾸준히 참여하기 위해 건강관리를 열심히 해왔기에, 헌혈을 통해 남에게 혈액을 기부하면서 동시에 건강을 되돌려 받은 것 같다"며 "앞으로도 남을 도울 수 있는 건강한 봉사활동을 찾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이 씨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센터를 찾은 손일수 대전세종충남혈액원장은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로 헌혈자 모집이 감소하는 시기에 이처럼 중장년층의 적극적인 헌혈 참여는 매우 뜻 깊다"며 "안전한 혈액제제를 혈액이 필요한 고통 받는 이웃에게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데 더욱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임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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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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