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운드 업 (하워드 슐츠·조앤 고든 지음/ 안기순 옮김/ 행복한북클럽/ 568쪽/ 2만 7000원)

스타벅스 명예회장이자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CEO로 꼽히는 하워드 슐츠가 8년 만에 신간을 출간하며 삶의 태도와 기업인의 책무, 그리고 희망을 이야기한다.

책은 오늘날 우리 사회의 리더, 기업, 시민이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제시한다. 저자는 책을 통해 빈민가에서 자란 자신의 성장 과정을 최초로 공개하며, 스타벅스를 통해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일을 하고자 애썼던 경험을 상세히 기록했다. 그는 뉴욕 브루클린의 빈민가에서 태어나 세계적인 기업을 일군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저자는 책을 통해서 막연히 `빈민가 출신`이라고만 알려져 있던 자신의 어린 시절을 상세하게 회상한다. 도박판으로 변한 집이 싫어 계단참에서 웅크리고 있었던 시절부터, 대학 생활을 포기하고 싶지 않아 피를 팔아서까지 학비를 댔던 이야기 등 그는 자신의 어려웠던 시절을 상세하게 털어놓았다. 그러나 자신의 성장 과정을 단순히 미화하는 것은 아니다. 좌절하지 않고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어떤 생각을 했는지, 기회를 잡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에 대해 덤덤히 고백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청년들에게 그러한 꿈을 심어 주기 위해 기업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이야기한다. 사회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청년을 비롯한 구성원들의 희망이 필요하며, 기업과 기업가는 그 희망을 심어줄 수 있도록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커피 회사인 스타벅스는 설립 초기부터 직원들에게 의료보험 혜택과 학비 지원 등 다양한 복지 혜택을 제공해온 것으로 유명하다. 뿐만 아니라 여러 사회 현안에 대응해 토론회를 열고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는 등 사회 변화를 촉구하는 데 힘쓰는 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스타벅스가 이렇듯 눈앞의 이익을 포기하고 파격적이라 할 수 있는 제도들을 도입한 것은 스타벅스를 이끌어 온 저자의 경영 철학 때문이다.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오랜 시간 고민해 온 그는 자신의 회사 스타벅스를 인간 존엄성과 이익의 균형을 맞출 수 있는 회사로 만들고자 했고, 결국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며 스타벅스를 세계에서 가장 상징적인 브랜드로 성장시켰다. 특히, 책을 통해 자신과 스타벅스가 어떻게 사회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고민해 왔는지, 모두의 재능과 추진력을 어떻게 가치 있는 곳에 쏟도록 할 수 있을지, 우리가 살아가면서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등을 정리했다.

그는 "기업이 사회의 중요한 구성원으로서 사회 문제에 적극 나서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실제로 스타벅스는 인종 차별 문제나 전역 장병의 처우 문제, 청년 실업 등 이슈가 되는 일마다 적극적으로 나서서 목소리를 내고, 기업 차원에서 최선의 해결 방법을 찾아 경영 정책에 반영해 나갔다. 때로는 고객들에게 동참을 권하기도 하고, 채용을 최대한으로 늘리기도 하며, 매장의 문을 닫은 채 구성원 교육에 집중하는 등 눈앞의 이익보다는 사회에 의제를 던지는 역할에 충실했다. 이는 기업과 사회가 함께 노력해야만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철학과 저자를 포함한 스타벅스 구성원들의 의지가 투영된 결과다. 실제로 저자는 2020년 전대미문의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MS의 사티아 나델라, 알파벳의 순다르 피차이 등 세계의 유명 CEO들을 직접 규합해 정부에 중소기업 긴급 지원을 촉구하는 서한을 발송하는 등 사회 문제에 대한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책은 공정하고 평등한 세상, 희망적인 미래를 꿈꾸며 세상을 보다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한 저자의 30여 년의 도전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김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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