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의원들이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세종시 행정수도 이전 문제`를 놓고 논쟁을 벌였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가 과거 서울을 `천박한 도시`라고 발언한 것을 새삼 화두에 올리며 공세를 폈고, 민주당 의원들은 해당 발언이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취지였다고 반박에 나섰다.

서울시청에서 20일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하영제 국민의힘 의원은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에 "서울은 천박한 도시입니까"라며 해당 표현에 대해 어떤 입장인지를 물었다.

이 표현은 지난 7월 세종시에서 열린 강연에서 이 전 대표가 "강변에 아파트만 있는 서울 같은 천박한 도시를 또 만들어선 안 된다"고 말한 점을 지적한 것이다.

당시 이 전 대표의 이 발언은 행정수도의 당위성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일부 발언이다.

이에 대해 서 권한대행은 "그렇지 않다"며 "천박이란 정의를 어떻게 내리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떤 면에서도 서울은 천박과 어울리는 도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하 의원은 세종시 행정수도 이전 논의에 대해 서울시의 입장도 물었다.

이에 서 권한대행은 "특별히 논의가 진전된 상황이라면 저희 입장을 갖고 논의하겠지만 최근은 그렇지 않다"라며 "향후 토론회 등 여러 입장을 통해 밝힐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즉답을 피했다.

이 같은 국민의힘 공세에 민주당은 적극 반박에 나섰다.

문진석(충남 천안갑) 의원은 "이 전 대표의 말 앞뒤를 자르면 오해할 수 있다"며 "이 전 대표의 말은 서울시가 좀 더 사람 살기 좋은 도시가 돼야 한다는 차원에서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세종시를 지역구로 둔 강준현(세종을) 의원은 "이 전 대표가 한강 유람선을 탔는데 안내 방송에서 서울의 역사를 설명하라는 게 아니라 아파트값을 설명하면서 `저건 100억, 저건 70억, 저건 모 대기업 총수가 살고`란 표현에 대해 한 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전 대표는 당시 세종시 강연 중 "서울 한강을 배 타고 지나가면 `무슨 아파트 한 평에 얼마` 그걸 쭉 설명해야 한다"며 "갔다가 올적에도 아파트 설명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장경태 의원도 "수도이전 논쟁을 불필요하다"며 "서울은 경제중심, 세종은 행정중심, 부산은 물류허브 중심으로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서울=백승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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