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선 "차라리 마스크 쓰고 버틸까" 포비아 현상…청소년·노인 사망에 접종 꺼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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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등 전국 각지에서 독감백신 접종 후 사망하는 사례가 잇따라 나오면서 일부에서 예방 접종을 취소하거나 연기하는 등 백신 기피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0일 대전시에 따르면 이날 서구 관저동에 사는 A(82)씨가 독감 백신을 맞은 후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에 옮겨졌으나 숨졌다. 앞서 지난 16일 독감백신을 맞은 인천의 한 10대 남학생이 사망한데 이어 20일에는 전북 고창에서 70대 여성이 사망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10대 남학생의 사인이 미상이라는 1차 입장을 냈지만 많은 시민들은 접종을 취소하거나 미루는 등 불안감을 표출하고 있다.

특히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한 학생이 알레르기 비염 이외 특이한 기저질환이나 특별한 증상은 없었던 것으로 조사돼 불안감을 더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일 대전지역 독감 예방접종을 하고 있는 병의원에는 독감백신 관련 문의 전화가 잇따랐다. 백신 유통업체명과 수송 경로, 안전 여부 등을 묻는 시민들이 많았다는 것이 병원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 병원 관계자는 "아침부터 백신에 대한 문의 전화가 이어졌다"며 "취소하거나 연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말했다.

대전시민 김정현(42) 씨는 "독감백신 접종을 예약했다가 취소했다"며 "무엇보다 아이들이 백신으로 인해 잘못되는 것은 아닌지 불안한 생각이 자꾸 든다"고 했다.

특히 기저질환자와 노인계층이 백신 접종을 망설이고 있다. 독감이 폐렴으로 발전할 경우 사망할 수 있어 접종이 필수로 여겨졌지만 이번 사망 사태로 인해 백신마저도 불안하다고 느끼고 있기 때문.

서구 정림동에 거주하는 박모(70)씨는 "백신이 목숨을 앗아간다면 그것보다 무서운 일이 있지는 않을 것"이라며 "보다 안전이 답보되는 상황이 되면 백신을 맞을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일부 시민들은 독감백신 접종보다 철저한 마스크 착용과 건강보조식품 복용 등 차선책을 강구하고 있다. 백신으로 인한 불안감을 감내하기 보다는 다른 방식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에서다.

이 같은 영향으로 인터넷과 SNS(소셜네트워크시스템) 등에서는 독감 예방법, 감기에 좋은 음식 등에 대해 활발한 정보 공유도 이루어지고 있다.

의료계에서는 과도한 백신 공포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매년 수천만 명이 지속적으로 맞아온 주사가 최근 사례로 인해 과도한 공포심을 심어주고 있다는 입장이다.

지역 의료계 관계자는 "고위험군 또는 고위험군에 전파할 가능성이 있을 경우 독감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좋다"며 "오랜 기간 큰 문제 없이 사용됐던 백신인 만큼 불안함을 최소화해달라"고 당부했다. 임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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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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