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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밭춘추] 오늘도 달린다

2020-10-21기사 편집 2020-10-21 07: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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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김혜정 한밭도서관장
살아가면서 길잡이가 되는 마음속 나침반이 하나씩 있을 것이다. 도서관에 근무하는 사서의 나침반은 '도서관학 5 법칙'이다. 인도의 도서관학자 랑가나단이 1931년에 발표한 이 법칙은 책은 이용을 위한 것이며, 특정인을 위한 것이 아닌 모든 사람을 위한 것으로 책은 필요로 하는 독자에게 제공돼야 하고 효율적인 서비스를 통해 이용자의 시간을 줄여야 한다고 말한다. 이와 함께 도서관을 성장하는 유기체로 정의한다.

그렇다면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는 도서관 혜택을 공정하게 누리고 있을까? 도서관의 중요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높아지며 도서관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과거보다 도서관 복지의 그물망은 좁혀졌지만, 사회 곳곳에는 여전히 도서관 서비스 사각지대가 존재한다. 병역의무를 이행하는 군부대 장병들, 병원 밖을 나서기 어려운 환자들, 신체적 장애로 외출이 힘든 사람 등 많은 분이 도서관 방문 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밭도서관은 '책을 필요로 하는 독자'를 위해 순회 문고를 운영한다. 군부대, 병원, 장애인 시설 등 독서 소외계층 기관과 개인에게 책을 방문 대출해 주는 서비스다. 기관의 성격과 구성원들의 관심사를 고려해 책을 선정해 전달하기 때문에 사서의 북 큐레이션 능력이 중요하다. 하루에 여러 곳을 방문하기에 때로는 일정 조율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군부대의 경우 오랜 시간 걸려 도착했지만, 특수상황이 발생해서 되돌아오는 경우도 있다. 우여곡절이 많지만, 방문 대출 서비스를 지속한다. '책을 기다리는 독자'가 있기 때문이다.

평소 고마움을 전하고 싶었던 분을 찾아 만남의 자리를 마련해 주는 'TV는 사랑을 싣고'라는 방송 프로그램이 있었다. 방송 말미에 만남이 성사된 두 사람이 서로 얼싸안고 눈물을 흘리는 장면은 단연코 백미였다. TV가 사랑을 싣고 왔던 것처럼 도서관은 책이라는 희망을 싣고 독자를 만나러 간다. 그리운 옛사람을 만나듯 반겨줄 독자의 얼굴을 기대하며 순회 문고는 오늘도 달린다.

책은 필요로 하는 독자에게 제공돼야 한다. 독자의 성장이 곧 도서관의 성장이다. 도서관은 시민과 함께 성장하는 유기체다. 김혜정 한밭도서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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