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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칼럼] 평범함이 그리울 때

2020-10-20기사 편집 2020-10-20 11: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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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홍민정 대전을지대학교병원 외상중환자실 파트장
지난 1월 우리나라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후 약 한 달 만인 2월 말, 대전에서도 확진자가 생겨났다. 이 환자는 당시 지역사회 감염이 우려됐던 대구를 방문했던 사실이 알려졌고, 그랬기에 나는 지역 첫 확진 소식에도 그다지 큰 걱정을 하진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점차 상황이 달라졌다. 종교단체 감염을 비롯해 도심 집회 모임을 통한 감염, 요양병원 감염, 가족모임을 통한 감염, 어린이집 감염 등 곳곳에서 확산됐다. 그럴 때마다 핸드폰에는 요란한 소리 또는 진동을 동반한 재난문자가 발송됐고, 불안감은 더욱 엄습해왔다.

병원 선별진료소에도 환자들이 점차 몰리기 시작했다. 특히 재난문자가 발송된 다음날이면 선별진료소를 방문하는 환자는 물론, 본인 증상에 대한 문의전화가 쇄도했다.

점점 걷잡을 수 없이 다가오는 현실에 가슴이 조여 왔다. 외상중환자실의 엄격한 관리를 위해 발열환자 발생에 따른 교육을 받고나니 그 두려움은 더욱 커졌다.

그렇게 정신없이 봄, 여름 두 계절을 보내고 가을이 왔다. 8개월이 넘는 시간동안 우리는 마스크와 빈틈없이 밀착 되어 지내야 했다. 매일같이 발열측정을 했고,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환으로 모임 등도 자제해왔다. 평소 당연하게 해오던 일들을 하지 못하니 답답함만 더해간다.

작년 가을만 떠올려 봐도 아련해진다. 청명하고 아름다운 가을날의 맑고 푸르름을 느끼며 가족 혹은 연인, 동료들과 알록달록 예쁘게 물든 산을 찾았고, 탐스럽게 익은 햇과일들을 함께 맛보며 정취에 취해 있었다.

또 작년 이맘때 동료 간호들과 워크숍을 떠났던 기억도 새록새록 떠오른다. 힘든 간호업무에서 벗어나 중환자간호에 열성을 다하는 우리 스스로를 위로하고, 앞으로 더 열심히 잘 해보자며 서로를 다독이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평범했던 에피소드들이 이제는 너무도 큰 그리움으로 다가온다. 국내를 넘어 전 세계를 장악한 전염병 탓에, 이 모든 것들을 누리지 못하고 위축되어야만 하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지난 10월 12일부터는 전국적인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1단계로 완화됐다. 개인에게 자유를 주되, 책임을 동시에 묻는 방식으로 한 단계 낮춰진 것이다. 정부는 해당 시점으로부터 2주 동안 국내 발생 확진자 수가 하루 평균 60명 미만으로 줄었고, 감염재생산지수도 1이하로 떨어져 확산세가 억제되고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리고 2단계가 이어지면서 높아진 '국민피로도'도 반영된 조치라고 본다.

1단계로 완화됐다고 해서 경계심을 늦춰선 안 된다. '종식'된 것이 아니다. 이럴 때일수록 각자의 위치에서 개인방역지침을 더욱 준수해야 한다. 지금 이 순간, 누군들 '즐기고 싶은 마음'이 없겠는가? 하지만 '나 하나쯤이야' 하는 마음이 가장 무서운 시기라는 것을 꼭 기억해 주었으면 한다.

백신 혹은 치료제가 개발되고 나면 이 무섭고 질긴 코로나19는 지나가는 감기처럼 사라질까? 그런 날은 언제 쯤 우리에게로 올까? 미래를 그리다 보니, 평범함이 더욱 그리워지고 또 간절해지는 것만 같다.

사랑하는 우리 가족, 그리고 나의 동료들과 조금만, 다시 조금만 더 힘을 내어본다.

홍민정 대전을지대학교병원 외상중환자실 파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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