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大 작년 옵티머스에 44억 투자 회수… 사모펀드 거액 투자 적절성 논란

[그래픽=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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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대가 적립금을 활용 최근 수천억 원대 피해를 낳은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에 투자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충청권 다수의 대학들도 적립금을 주식·파생상품 등 유가증권에 투자했다가 일부 대학은 손실을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를 두고 지역 교육계 안팎에서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파생상품 등 위험요소가 있는 투자의 경우 손실이 발생했을 때 그 피해가 학생에게 전가될 수 있기 때문이다.

19일 국회 교육위원회 서동용 의원(더불어민주당)이 한국사학진흥재단으로부터 제출받은 `2019 사립대학별 교비회계 적립금 유가증권 투자현황`에 따르면 전국 4년제 대학 39개와 전문·원격대학 19개의 유가증권 투자원금은 총 1조 5308억 원, 원금 대비 평가손실액은 63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른 수익률은 -0.4%이다.

대학별 투자현황을 보면 일반대학의 경우 1조 3490억 원을 투자해 123억 원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수익률은 0.9%에 그쳤다. 전문·원격 대학들은 투자원금 1812억 원 중 187억 원의 손해를 기록했고 수익률은 -10.3%에 달했다.

충청권에서도 선문대, 세명대, 신성대, 우송대, 한국영상대, 한남대, 혜전대 등이 적립금을 유가증권에 투자했다. 이중 세명대, 신성대, 우송대는 투자 원금 대비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송대의 경우 투자 원금이 38억여 원이었으나 평가액은 36억여 원으로 2억여 원 손실을 기록했다. 세명대와 신성대도 투자 원금대비 평가손실액은 각각 3억 7122만 원, 5억 726만 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선문대, 한국영상대, 한남대, 혜전대는 수익을 기록했다.

특히 한남대는 최근 사기와 횡령 등의 혐의로 검찰수사를 받고 있는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에 투자했던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재 환매가 중단된 피해가 예상되는 옵티머스 펀드는 5000억 원대로 추정된다. 이와 관련 한남대는 2018년 7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건축기금 21억 원을 옵티머스 펀드에 투자해 3000여만 원의 수익을 얻었으며, 이어 지난해 9월까지 같은 자금 21억 원을 옵티머스 펀드에 재투자한 결과 4000여만 원의 수익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역 교육계 안팎에서는 적절성 논란과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한남대 총학생회 한 관계자는 "매년 학교재정이 어렵다고 했는데 적립금이 그렇게나 많은지 몰랐다"면서 "거액의 학교 예산을 위험요소가 있는 주식상품에 투자해야 하는지 의문이다"라고 비판했다.

익명을 요구한 지역 대학의 한 교수는 "2007년 `사학기관 재무·회계 규칙` 개정으로 적립금의 2분의 1 한도에서 증권에 투자할 수 있게 됐지만 투자에 상한선을 둔 것은 무분별한 투자로 손실이 나면 그 부담이 학생 등록금으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라며 "교육 활동에 쓰여야 하는 적립금인 만큼 최소한의 안정성이 담보된 투자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제도적인 보완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대학 적립금은 대학이 재정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유보하거나 남는 이익금을 쌓아두는 회계를 말한다. 그동안 대학 적립금은 정기예금 등 안정적인 금융상품에만 예치할 수 있었지만, 2007년 `사학기관 재무·회계 규칙` 개정으로 2분의 1 한도에서 증권에 투자할 수 있게 됐다. 조남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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