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인 미만 중소기업 종사자 1년 전보다 20만 명 이상 감소
주52시간 근로제 계도 연말 종료 "코로나 충격 걷혀도 가시밭길"

[그래픽=연합뉴스]
[그래픽=연합뉴스]
"기술자를 찾기 어려워요 숙련도가 높은 직원이 필요한데 지원자를 눈 씻고 찾아볼 수 없습니다. 줄어든 수익을 메우려면 직원 채용이 가장 급한 문제입니다." 대전 대덕구의 한 중소 제조업체 대표의 하소연이다. 이 업체는 올해 경력 지원을 단 한명도 채용하지 못했다. 코로나19로 경영난이 심각했던 상반기엔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채용 공고를 망설였고, 사정이 나아진 하반기엔 공고를 내도 몰려드는 지원자가 없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이후 경영 악화에 빠진 지역 중소기업들이 구인난까지 겹쳐 이중고를 겪고 있다. 떨어진 채산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속속 인력 충원에 나서고 있지만, 경기 전반에 불안감을 느낀 구직자들이 중소기업 입사를 꺼리는 탓에 채용 시장이 급격히 움츠러들고 있다.

19일 중소기업연구원 등에 따르면 지난달 종사자 300인 미만 중소기업의 취업자는 2431만 4000명으로 1년 전보다 43만 6000명 감소했다. 중소기업 취업자는 지난해 동월 대비 7개월 연속 하향세다.

코로나19 여파가 덮치기 전인 올해 2월만 해도 중소기업 취업자는 2422만 7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4만 1000명 늘었다. 하지만 3월(-28만 1000명) 들어 감소세로 돌아서더니 4월에는 감소 인원이 53만 8000명까지 많아졌다. 이후 감소폭은 다소 무뎌졌지만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재차 커졌다.

중소기업 중에서도 종사자 5인 미만 소상공인 취업자는 987만 3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2만 6000명 줄었고, 5인 이상 300인 미만 중소기업은 1444만 1000명으로 21만 명 감소했다. 규모가 작은 기업일수록 인력난 된서리를 더 심각하게 맞은 셈이다.

내수 부진으로 힘든 상황이지만 신규 직원 채용에 나섰던 동구의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재택·원격 등 비대면 근무가 보편화하면서 줄곧 현장을 지켜야 하는 중소기업 일자리가 홀대 받고 있다"며 "기업이 이윤을 내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인력 채용을 통한 생산성 증대지만, 요즘은 사람 구하기가 너무 어렵다"고 토로했다.

취업포털 잡코리아의 중소기업 고용실태 조사에 응한 388개 중소기업 인사담당자 중 54.6%는 `적시에 인원을 채용하지 못해 인력 부족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인력 수급이 어려운 이유로 인사담당자 10명 중 4명은 `연봉 수준이 낮아서`(43.0%·복수응답)를 꼽았다. 구직자 눈높이가 높아서(37.1%) 기업 인지도가 낮아서(34.5%) 등이 뒤를 이었다.

반대로 지난달 종사자 300인 이상 대기업의 취업자는 269만 8000명으로 지난해 동월보다 4만 4000명 늘었다. 증가 폭이 다소 줄긴 했지만, 올해 들어 지난해 동월 대비 취업자는 계속 증가세를 보였다. 대기업이 선방하는 사이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은 코로나19 충격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문제는 그동안 한시적으로 미뤄진 각종 규제가 연말에 종료되는 점이다. 대전의 한 중소기업 대표는 "코로나19가 진정국면에 들어가도 근로시간 문제가 향후 회사 경영의 암초로 작용할 것"이라며 "중소기업 특히 소규모 제조업체 일자리를 지키기 위한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중소기업이 주요 적용 대상인 50-30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주 52시간 근로시간제 계도기간을 12월 까지 실시하고 내년 7월부터는 5-50인 미만 사업장에 52시간제를 적용할 예정이다. 김용언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용언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