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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백] 핑크뮬리

2020-10-20기사 편집 2020-10-20 07:30:41      차진영 기자 naepo4118@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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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을 대표하는 국화와 코스모스와 더불어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가을의 인기꽃이 있다.

그라스 특유의 하늘하늘한 느낌과 갈대처럼 함게 뭉쳐있을 때 더욱 핑크빛으로 물드는 식물 핑크뮬리다.

핑크뮬리는 벼목 벼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식물로 우리말로는 분홍쥐꼬리새라고 부르며 가을에 분홍빛이나 자줏빛으로 꽃을 피워 조경용으로 식재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4년 제주도 휴애리 자연생태공원에서 처음으로 식재됐다가 2016년도에 순천만국가정원에 핑크뮬리 단지가 조성됐고 2017년에는 경주 첨성대 인근에 심어지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2018년 기준, 전국에 핑크뮬리가 식재된 곳의 면적은 축구장 15.5개 크기에 달하며 인스타그램에서 핑크뮬리를 검색하면 20만 건 이상의 사진이 검색될 정도로 열풍이 대단하다.

이런 핑크뮬리가 유해성으로 인해 조성된 단지를 갈아엎는 지자체가 속출하고 있다.

2018년 환경부 조사에 따르면 핑크뮬리는 급속도로 퍼져 교란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관측됐다. 국내와 기후 환경이 다른 곳에서 자란 외래종으로, 생명력이 강한데 반해 확산속도가 빠르다. 환경부는 생태계 교란 식물 다음으로 높은 위해식물 2등급으로 분류하고 지자체에 무분별한 식재 자제를 권고하고 있다.

제주시와 서귀포시는 도내에 심은 2313㎡규모의 핑크뮬리 밭을 모두 제거하고 다른 종으로 교체하기로 했다.

타 지자체들도 환경부의 권고를 이행하거나 지속적으로 관찰하겠다는 입장이다.

한국에 처음 식재 되고 6년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지금의 분위기라면 핑크뮬리는 지금보다 더 많은 곳에서 찾아보긴 어려울 듯 하다. 어쩌면 2-3년 후 우리나라에서 핑크뮬리를 볼 수 있는 곳이 없어질 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아쉬워하거나 속상해 할 필요는 없다. 어차피 불과 6년전만 해도 없었던 꽃이었고 이 꽃으로 인해 생태계가 교란이 오면 우린 더 큰 것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우리의 가을엔 코스모스, 국화, 해바라기, 구절초 등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름답고 정겨운 꽃들이 많지 않는가. 차진영 지방부 당진주재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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