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대 대부분 실기 시작, 일부 면접만 권역별 시험장서 비대면 허용
대전지역 A고 3학년 등 확진인데…고3 학생들 구제책 미비

[그래픽=대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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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역 대학 대부분이 자가격리·코로나19 확진 학생에 대학 입시 문을 걸어 잠갔다. 대학 내 코로나19 확산 가능성을 고려해서다. 교육 당국은 권역별로 설치된 고사장에서 시험을 치르라는 대응책을 내놨지만, 현실적 제약이 많아 대학들은 손을 내젓고 있다. 자칫 감염 우려를 이유로 고3 학생들의 대입 기회가 박탈될 수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지역 교육계에서는 보다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5일 대학가에 따르면 충남대, 한남대는 2021학년도 대입 전형에서 확진 학생의 면접과 실기 응시가 모두 제한된다. 다만, 자가격리자는 권역별로 설치된 고사장에서 비대면 면접만 치를 수 있다. 실기는 응시가 제한된다.

권역별 고사장은 충청권을 포함한 8개 지역에 설치된다. 권역에 거주 중인 자가격리 학생을 모으고 지원 대학 입학 담당자와 교과 교수가 고사장 순회하며 응시 학생을 평가할 예정이다. 이와 달리 한밭대와 대전대, 배재대, 목원대는 확진자와 자가격리자 모두 면접과 실기 응시를 제한했다. 교육부가 권고한 권역별 고사장을 이용하지 않는 셈이다. 이들 대학은 권역별 고사장에서 면접과 실기 고사를 평가하기엔 현실적인 제약이 따를뿐더러, 비 격리학생 간 시험 공정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

대전의 한 사립대 입학팀장은 "면접관이 직접 마주하는 대면 면접과 달리, 비대면으로 면접을 치르게 되면 대면 면접을 치른 학생과 비교해 공정성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특히나 실기시험은 종목별로 필요한 실기장 여건이 다르다. 체육, 미술, 음악 등의 다양한 교과를 시험장 한 곳에서 수용해 평가하기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역대 대다수가 다음 주 실기고사를 예고하고 있어 고3 학생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 최근 대전지역 A고등학교에서 고3 확진자 2명이 발생한데다 확진자와 동선이 겹쳐 일부 학생들이 자가격리 중이기 때문이다. 학부모와 학생들은 이번 수시전형뿐만 아니라 내년 1-2월로 예상된 정시전형에도 코로나19로 인한 변수가 발생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이유다.

고3 수험생을 자녀로 두고 있는 학부모 박모(대전시 유성구·50)씨는 "혹시모를 감염에 항상 긴장감을 유지하고 있으나 언제 어디서 확진자와 동선이 겹쳐질지 몰라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라며 "가족 한명이라도 감염되거나 자가격리에 들어갈 경우 대입 전형에 제한을 받기 때문에 아이가 그동안 했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학생들의 응시 기회가 박탈되지 않도록, 대학 측이 수용 가능한 실효성 있는 구제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전시교육청 진로진학센터 담당자는 "대학 수학능력시험에서도 자가격리 학생들을 위한 고사장을 따로 만든 것처럼 자가격리 학생을 응시에서 배제하지 않고 시험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며 "대학별 여건을 고려해 실기 고사, 면접 고사를 치를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대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우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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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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