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교육청·대전일보 학력신장 공동캠페인] ⑩ 동아리 열정이 불을 지핀 수학체험전, 대전 둔산여고

대전 둔산여고 강당에서 학생들이 펜토미노 달력 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대전시교육청 제공
대전 둔산여고 강당에서 학생들이 펜토미노 달력 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대전시교육청 제공
"선생님, 수학체험전 운영할 수 있습니다. 저희가 하는 것 믿고 지켜봐 주세요" 대전 둔산여자고등학교 수학체험 동아리 `Art of Math` 학생들이 목청을 높여 말했다. 이를 계기로 대전 둔산여고는 코로나19라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수학체험전 운영에 박차를 가하게 된다. 올해는 코로나19로 학사일정이 빠듯해져 모든 동아리 활동이 축소됐다. 학교는 밀렸던 교과 수업을 소화하기에 급급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둔산여고는 동아리 학생들이 먼저 손을 내밀어, 뜻깊은 수학 행사를 치렀다. 지난해 대전 둔산여고는 대전 수학축전 수학체험전에서 금상과 동상을 수상한 바 있을 정도로, 수학 체험 활동에 남다른 열정을 보이는 학교다. 수학 나눔 학교 운영 실적이 좋다 보니 여러 곳에서 수학 나눔 학교 운영방법에 대해 컨설팅을 해달라는 요청도 들어온다. 지난해 수학 나눔 학교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된 수학체험전은 주말 운영에도 불구하고 1학기에 500여 명이 참여했다. 또 태풍으로 인해 프로그램이 한 차례 연기가 되었음에도 2학기엔 학생 200여 명이 참여하기도 했다. 수학 교육에 대한 대전 둔산여고 학생들의 열의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학생들의 열정, 동아리 활동에 불을 지피다=올해 학교 여건상 교내 수학체험전을 운영하기는 쉽지 않았다. 코로나19로 인해 학생들은 학기초부터 한동안 등교를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등교를 해도 격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교과 수업에 더해 비 교과수업까지 제대로 운영하는 것은 쉽지가 않았다. 이미 학생들이 선호하는 체육대회를 비롯한 주요 교내 행사는 줄줄이 취소됐다. 교직원들의 고민은 시간이 갈수록 깊어졌다. 그러던 중 7월에 들어서자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소 주춤하는 상황이 왔다. 이때 먼저 다가온 것은 동아리 학생들이었다. "선생님! 올해 수학체험전 운영할 수 있습니다. 저희가 하는 것 믿고 지켜봐 주세요!" 한 둔산여고 교사는 이 말이 동아리 활동에 많은 힘이 됐다고 회상했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학생들의 요청을 시작으로, 교직원과 수학 체험 동아리 `Art of Math`은 사전 방역과 안전을 우선하면서 교내 수학체험전을 준비하게 된다.

◇촘촘한 사전 준비로 부스 운영 나서=수학체험전을 운영하기로 결정했지만, 빠듯한 학사일정상 동아리 시간이 많이 배정될 수 없었다. 특히나 1·2학년 학생들은 격주로 학교에 나오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정규 교육과정 시간에 학생들이 다 집합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무엇보다 중간고사 기말고사 일정이 촉박했다. 여건이 좋지 않았다. 이 같은 이유로 학생들은 7월 한달 동안 각자 집에서 각종 자료를 찾아보며 수학체험전에서 운영할 부스별 주제를 정하기로 했다. 동아리원과 담당 교사는 SNS를 통해 물품구입, 좌석배치 등을 논의해나갔다.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한 후 학생들은 지난 8월 4일부터 학교에 모여서 다 함께 동아리 운영 계획을 짜기 시작했다. 기말고사가 끝난 오후부터 같은달 7일 금요일까지 회의는 계속됐다. 학생들이 함께 모여 동아리 준비를 할 수 있었던 시간은 사실상 4일이 전부였다. 촉박한 시간이었지만 학생들은 의견을 모아 강당에서 수학 나눔 학교를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원래 수학 교과교실에서 실시하려고 했지만 코로나19로 최대한 넓은 공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5개 조로 나눴고 각 조마다 주제별 운영 부스를 정했다. `Art of Math` 동아리 학생들은 1학년 13명, 2학년 9명으로 구성돼 있다. 5개 부스는 `나만의 정다면체 힘메리`(핀란드의 전통 공예품) 만들기, `보로노이 다이어그램 빛상자 만들기`, `3D 펜으로 미니 현수교 만들기`, `정사면체 방향제 만들기`, `펜토미노 달력 만들기`다. 둔산여고는 동아리 학생과 참가 희망 학생에 대해 사전 안전교육을 실시했다. 특히나 감염병 예방 수칙을 지키도록 강조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성과는 대박, 성취감과 보람은 `덤`=마침내 학생들이 준비한 활동이 빛을 발하는 날이 왔다. 지난 8월 8일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대전 둔산여고 강당에서 교내 수학체험전이 진행됐다. 행사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당일 명렬표에 자필 서명을 했다. 출석 확인용이다. 또 발열체크와 손 소독을 실시했다. 참여한 학생들은 체험활동 확인서를 배부해 5가지의 프로그램 중에서 적어도 3가지 이상의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이날 행사는 둔산여고 학생 400여 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각종 체험을 해보며 수학에 대한 흥미를 더했다. 특히나 어려운 상황에서 동아리 활동을 준비했던 `Art of Math` 학생들은 성취감을 느꼈던 하루였다. 대전 둔산여고 한 교사는 "수학의 아름다움과 유용성을 느끼는 교육의 장을 마련하고자 교내 수학체험전을 운영하게 됐다"며 "학생들이 스스로 수학적 원리를 터득하고 시간과 실생활 속에 숨어있는 재미있는 수학적 요소를 관찰하고 경험하는 기회를 가지게 돼 뿌듯하다"고 전했다. 이어 "모두가 함께 만들어 가는 수학교육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정해황 대전 둔산여고 교장은 "교내 수학체험전을 통해 학생들이 수학이 실생활과 밀접하다는 것을 깨닫게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체험을 통한 수학적 원리를 스스로 터득함으로써 수학 과목에 대한 창의력과 학력 신장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교내 수학체험전을 운영한 수학체험 동아리 학생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한편 대전 둔산여고는 2학기에도 코로나19 확산 상황에 따라 `Math tour`를 계획해 운영할 계획이다. 이는 `백제 문화 속의 수학`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부여 일대를 탐방하며, 우리 문화재 속에서 수학적 요소를 찾아보는 현장체험학습이다. 박우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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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둔산여고 `Art of Math` 동아리 학생들이 대전 둔산여고 강당에서 수학체험전을 마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대전시교육청 제공
대전 둔산여고 `Art of Math` 동아리 학생들이 대전 둔산여고 강당에서 수학체험전을 마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대전시교육청 제공
대전 둔산여고 수학체험전에 참여한 학생이 3D펜으로 미니 현수교 만들고 있다. 사진=대전시교육청 제공
대전 둔산여고 수학체험전에 참여한 학생이 3D펜으로 미니 현수교 만들고 있다. 사진=대전시교육청 제공

박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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