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건은 '경제성' 확보…시민 납득할 만한 결과 도출해야

40년 이상 된 낡고 낙후된 유성시외버스터미널에서 승객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신호철 기자
40년 이상 된 낡고 낙후된 유성시외버스터미널에서 승객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신호철 기자
대전시가 이달중 유성복합터미널 조성계획 정상화 방안 발표를 예고한 가운데 관건은 결국 `사업성` 확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투자 대비 수익 창출이 가능한 구조를 만들어야 투자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는 기본적인 경제논리다.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면서 사업자의 이윤추구를 보장해야 하는 외줄타기인 셈이다. 그간 실패를 거듭한 유성복합터미널 민간공모를 살펴보면 1차에서 2차까지는 건폐율 60% 이하, 용적률 500% 이하, 높이 7층 이하였다. 3차 공모에서는 동일한 건폐율·용적률 아래 높이 9층 이하로 바뀌었고 최근 4차 공모는 건폐율 70% 이하, 용적률 600% 이하, 높이 10층 이하로 변경됐다. 사업성을 높이기 위한 규제완화 조처였다. 건폐율은 대지면적 중 최대한으로 건축을 할 수 있는 면적을 나타내고, 용적률은 대지면적에 대한 연면적 비율이다. 토지 이용 합리화를 목적으로 하는 대전시의 지구단위계획상 유성구 구암동 터미널 부지는 `일반상업지역`이어서 이 같은 비율과 함께 최고층수가 10층 이하로 제한된다.

업계에서는 한발 더 나아가 높이제한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용적률이 600% 이하라고 하지만 최고층수 제한 때문에 허용된 용적률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는 것이다. 4차 공모에 참여했던 민간사업자의 건축계획상 용적률은 채 400%가 되지 않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건축물 층수가 10층으로 묶여 있어서 설계를 해보면 최고 용적률이 400% 수준에 불과하다"며 "높이제한을 완화해 기업들이 용적률을 다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주상복합 같은 주거기능을 확대한다면 사업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건물 높이제한을 풀고 상업보다는 주거기능을 높여야 한다는 요구로 요약되는데 지역 유통업계의 판도와도 맞닿아 있다. 대전지역 유통시장은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롯데백화점 대전점, 백화점 세이 등 전통의 3사 구조에서 전국구 유통 공룡들이 진출하며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이 유성구 용산동에서 연면적 12만 9557㎡ 규모로 최근 개장했고 내년 상반기에는 유성구 도룡동에 대형 복합쇼핑몰 신세계사이언스콤플렉스가 문을 연다. 온라인 쇼핑 강세와 이를 가속화하는 코로나19 여파까지 겹치는 악재 속에서 유성복합터미널 사업에 선뜻 참여할 유통기업이 있겠느냐는 회의론이다.

다만 사업성 제고의 핵심으로 여겨지는 규제 완화도 녹록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유성복합터미널 부지는 2014년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에서 해제된 곳으로 저밀도·저개발이 원칙이다. 높이제한을 완화하려면 지구단위계획을 변경해야 하고 이는 국토교통부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심의사항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높이제한을 풀고 주상복합 등 주거시설을 더 짓도록 해달라는 것은 대형건설업체들의 공통적인 요구로 알고 있다"면서도 "높이제한 완화는 정부 심의를 받아야 해 통과 여부를 예측할 수 없고 6개월 이상 오랜 기간이 소요돼 쉽지 않은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유성복합터미널 사업을 조기 정상화하기 위해 여러 방안들을 놓고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며 "관련업계 동향과 시장상황 분석을 토대로 시민들이 납득할 만한 결과를 도출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부연했다. 문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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