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재료 비용 절대 다수, 쌀 값 1년 전보다 1만 원 이상 올라
양배추·당근 등 가격 지난해보다 최대 80% 껑충

코로나19로 식당 손님이 급감한 데 이어 쌀과 주요 채소 가격까지 널뛰면서 지역 외식업계가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1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 유통정보에 따르면 주요 농산물 가격은 예년과 비교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음식점에 꼭 필요한 쌀의 도매가격(이하 상품·上品 기준)은 전날(대전 지역) 20㎏에 4만 9000원을 기록해 1년 전 4만 6470원보다 올랐다. 평년 가격 4만 757원과 비교하면 8000원 이상 올랐다.

소매가격은 상승세가 더 가파르다. 12일 대전에서 팔린 쌀(20kg)의 소매가는 5만 4675원으로 평년(4만 5399원)보다 1만 원 가까이 비싸졌다. 다른 주요 채솟값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양배추는 8㎏당 2만 원으로 1년 전 7000원보다 폭등했고, 평년(9667원)의 두 배 이상 가격이 뛰어올랐다. 붉은고추 10㎏은 지난 해 같은 기간 7만 1250원에서 13만 4000원까지 상승했다.

지난 1년 사이 당근은 20㎏에 5만 5000원에서 7만 6000으로, 토마토는 10㎏당 2만 9500원에서 5만 3000원으로 80% 이상 올랐다.

식당 운영 비용 가운데 가장 큰 몫을 차지하는 게 식자재비라는 점이 외식업계의 고민이다. 농림축산식품부가 펴낸 `2019 외식업 경영실태조사 보고서`를 보면 2018년 기준 외식업체의 평균 영업비용 가운데 식자재가 38.7%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고용인 인건비 17.6%, 본인·가족 인건비 17.5%, 임차료 9.8%, 세금 8.5%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식자재비를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육류가 27.4%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쌀 등 곡류 20.2%·채소 19.5%·수산물 14.8% 등의 순이었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2018년 기준 외식업 평균 영업이익률은 11.4%였는데, 올해는 식자재비 상승을 고려하면 평균 영업이익률이 8.3% 수준으로 하락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기업들이 재택근무에 들어가고 정부의 외식 소비 활성화 정책도 중단돼 소비가 급속도로 얼어붙었다 고도 설명했다.

이에 영세 자영업자들은 수입 농산물 대체를 고민하거나 일부 메뉴 가격을 올리는 방법을 찾고 있다. 대전 서구의 한 음식점 주인은 "국내산 쌀값이 5만 원 중반 대까지 올랐는데 미국 쌀은 이보다 저렴한 4만 원 선"이라며 "1만 원 이상 차이가 나면 쌀값이 안정될 때까지는 수입쌀을 써 볼까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대전의 한 한국외식업중앙회 지회 관계자는 "정부 지원 정책에 외식업체 식자재비 상승 관련 지원 정책도 함께 고려돼야 한다"며 "외식업주를 위한 중장기적인 정책이 수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용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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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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