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금슬금 찾아온 언택트 시대는 도서관과 독서문화 공간으로 향하던 시민들의 발걸음을 붙잡아 놓았다. 자료실의 빈자리를 보면서 독서 생태계의 한 축을 담당하는 지역 서점들의 모습과 책방지기의 한숨 소리가 생각났다. 도서관과 서점이 함께 살아나야 건강한 독서 생태계가 유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창작자와 독자)과 공간(도서관과 서점) 그리고 출판계(작가를 발굴하고 창작물을 발행)라는 세 축이 서로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상호 순환이 원활하게 이뤄질 때 비로소 독서 생태계는 살아날 수 있다.
흔들리는 독서 생태계에 대한 고민에서 `독독(讀讀) 안녕하세요, 동네서점입니다`라는 소식지의 한 코너가 탄생했다. 우리 지역에는 그래픽 노블 전문서점인 가까운 책방, 책 읽어주는 서점인 계룡문고 등 다양한 특색을 지닌 서점이 많다. 도서관 사서는 이런 서점들을 매달 한 곳씩 방문하고 책방지기와 인터뷰한 내용을 소식지에 싣는다. 마치 숨겨진 보물을 찾아 시민들께 소개하는 마음으로 동네서점을 알린다.
하지만 도서관과 서점의 노력만으로 독서 생태계가 유지될 수 있을까? 독서문화의 꽃이 피려면 시민들의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 도서관과 서점은 일부러 찾아가는 곳이 돼서는 안 된다. 우리의 일상 속에 언제나 존재하는 장소여야 한다. 그곳에 존재 가치를 부여해 주는 사람이 바로 `우리`다.
가족과 서점 나들이를 해보는 건 어떨까. 도서관에서 읽은 책, 곁에 두고 오래도록 들춰보고 싶은 책, 나를 위한 책을 설레는 마음으로 집으로 데려오는 건 어떨까. 시민의 힘으로 피워낸 대전 독서문화라는 아름다운 꽃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김혜정 한밭도서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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