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1단계 전환 불구 취약계층 우울감 호소

12일 오전 10시경 대전 서구 유등노인복지관 2층 휴게실에서 쉬고있는 노인들이 한명도 없는 상태다. 사진=박상원 기자
12일 오전 10시경 대전 서구 유등노인복지관 2층 휴게실에서 쉬고있는 노인들이 한명도 없는 상태다. 사진=박상원 기자
"복지관을 이용하지 못하면서 우울하고 밥도 먹기 싫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이지만 언제 상향될지 몰라 두렵습니다." 27일 오전 10시쯤 대전시 서구 도솔로 182번길에 위치한 유등노인복지관에는 시설을 이용하는 사람도 단 한사람도 없이 적막만 감돌았다. 평소라면 하루 평균 800명이 넘는 어르신들이 이용하는 장소지만 청소 등 봉사활동을 하는 노인 3명과 직원들 밖에 없었다. 평상시면 시장통과 다름없이 북적거릴 2층 휴게실도 사람 한 명 찾을 수 없을 정도였다.

4년 가까이 복지관을 이용해온 80대 어르신 김모 씨는 "항상 복지관에서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매일 시간을 보냈는데 지난 2월부터 코로나로 모든 활동이 전면 금지됐다"며 "뭐라도 하지 않으면 우울증에 걸릴 것 같아 억지로라도 나와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70대 어르신 양모 씨는 "7월 중순쯤 복지관이 다시 열려서 상황이 나아지나 싶었지만 곧바로 또 폐쇄됐다"며 "코로나를 겪으면서 경로당 등 갈 수 있는 곳이 없어 많은 주변 노인들이 방황하고 답답해한다"고 밝혔다.

앞서 대전시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를 12일부터 1단계로 하향 조정했다. 따라서 사회복지시설도 10명 이내로 실외 프로그램 운영 등이 가능해졌다.

그러나, 장애인과 노인 등 취약계층들이 방문하는 복지관의 경우 신체적 능력을 고려해 친목활동 등 실내에서 진행하는 활동이 많고, 실외 활동을 복지관 차원에서 최대한 자제하다 보니 어려움이 더욱 더 많은 상황이다.

복지관 관계자는 "일반인들이 코로나19로 우울감을 호소한다고 하지만 장애인들이 신체적, 정식적으로 몇 배는 더 힘든 상황"이라며 "특히 장애인을 복지관에 맡기는 돌봄서비스도 중지돼 장애 가족들이 정말 어려운 환경에 처해있는 것도 큰 문제"라고 하소연했다.

다른 장애인시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날 오후 3시쯤 유성구 북유성대로에 위치한 유성장애인종합복지관도 입구에서 휠체어를 타고 있는 장애인 1명밖에 보이지 않았다. 이 곳은 수영장 등 체육시설을 갖추고 있어 평소 같으면 하루 평균 1400명 가까운 사람들이 북적거릴 정도로 핫한 시설이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면서 하루 평균 10명도 안 되는 장애인들이 방문하고 발길을 돌리는 상황이다. 많은 장애인들이 선호하는 체육 활동인 수영도 감염병 확산으로 운영이 중지된 상태다. 이로인해 복지관은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수영장 무료이용 비용을 보전하기 위해 비장애인을 대상으로도 수영장을 운영해 수익을 내야 하지만, 이마저도 불가능해지면서 복지관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 또한 문제다. 박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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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전 10시경 대전 서구 유등노인복지관에 3층 대강당에 10인 이상 실내활동이 금지돼 의자가 정리됐다. 사진=박상원 기자
12일 오전 10시경 대전 서구 유등노인복지관에 3층 대강당에 10인 이상 실내활동이 금지돼 의자가 정리됐다. 사진=박상원 기자
12일 오후 3시경 대전 유성구 유성장애인복지관 수영장 이용이 중단되면서 물을 뺀 상태다. 사진=박상원 기자
12일 오후 3시경 대전 유성구 유성장애인복지관 수영장 이용이 중단되면서 물을 뺀 상태다. 사진=박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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