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1단계 전환 불구 취약계층 우울감 호소
4년 가까이 복지관을 이용해온 80대 어르신 김모 씨는 "항상 복지관에서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매일 시간을 보냈는데 지난 2월부터 코로나로 모든 활동이 전면 금지됐다"며 "뭐라도 하지 않으면 우울증에 걸릴 것 같아 억지로라도 나와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70대 어르신 양모 씨는 "7월 중순쯤 복지관이 다시 열려서 상황이 나아지나 싶었지만 곧바로 또 폐쇄됐다"며 "코로나를 겪으면서 경로당 등 갈 수 있는 곳이 없어 많은 주변 노인들이 방황하고 답답해한다"고 밝혔다.
앞서 대전시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를 12일부터 1단계로 하향 조정했다. 따라서 사회복지시설도 10명 이내로 실외 프로그램 운영 등이 가능해졌다.
그러나, 장애인과 노인 등 취약계층들이 방문하는 복지관의 경우 신체적 능력을 고려해 친목활동 등 실내에서 진행하는 활동이 많고, 실외 활동을 복지관 차원에서 최대한 자제하다 보니 어려움이 더욱 더 많은 상황이다.
복지관 관계자는 "일반인들이 코로나19로 우울감을 호소한다고 하지만 장애인들이 신체적, 정식적으로 몇 배는 더 힘든 상황"이라며 "특히 장애인을 복지관에 맡기는 돌봄서비스도 중지돼 장애 가족들이 정말 어려운 환경에 처해있는 것도 큰 문제"라고 하소연했다.
다른 장애인시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날 오후 3시쯤 유성구 북유성대로에 위치한 유성장애인종합복지관도 입구에서 휠체어를 타고 있는 장애인 1명밖에 보이지 않았다. 이 곳은 수영장 등 체육시설을 갖추고 있어 평소 같으면 하루 평균 1400명 가까운 사람들이 북적거릴 정도로 핫한 시설이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면서 하루 평균 10명도 안 되는 장애인들이 방문하고 발길을 돌리는 상황이다. 많은 장애인들이 선호하는 체육 활동인 수영도 감염병 확산으로 운영이 중지된 상태다. 이로인해 복지관은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수영장 무료이용 비용을 보전하기 위해 비장애인을 대상으로도 수영장을 운영해 수익을 내야 하지만, 이마저도 불가능해지면서 복지관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 또한 문제다. 박상원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