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일보사·충청남도교육청 공동캠페인] 지역기반 방과후 돌봄 ㉓한산 마을학교

한산초 학생들이 한산 마을학교에서 목공을 배우고 있다. 사진=한산 마을학교 제공
한산초 학생들이 한산 마을학교에서 목공을 배우고 있다. 사진=한산 마을학교 제공
한산한 마을인 서천군 한산면의 한산초등학교는 전교생 37명의 작은 농촌 마을 학교다. 한산마을학교는 점점 작아져 가는 마을과 학교에서 아이들이 보다 즐겁고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한 엄마들의 고민에서 시작됐다. 한산초 학부모들은 이러한 고민을 두고 수차례 모여 논의한 끝에 방과후 돌봄을 시작하기로 했다.

학교는 돌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생들이 하교 후 안전하게 놀 수 있도록 공간을 내줬다. 엄마들은 문화적 혜택이 적은 마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자신들의 재능을 나눴고, 아빠들도 아이들과의 추억을 위해 바쁜 시간을 쪼개서 주말 이벤트를 만들었다. 처음 일부 아이들과 함께 시작한 저녁시간 공동 돌봄은 이제 서른명이 넘는 아이들이 북적거리는 시간이 됐고, 마을과 학교는 아이들과 부모들이 함께 즐기는 놀이터가 됐다.

부모와 이웃 어른들은 한산마을학교에서 마을교사로 활동하며 영어, 밴드, 창작댄스, 미술, 목공, 요가, 난타, 스포츠 등 다양한 돌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매주 화요일 해질녘 나서는 동네 마실은 아이들이 가장 기다리는 시간이다. 이날은 마을 곳곳을 마음껏 뛰어 노는 아이들에게도 신나는 날이지만, 조용한 마을에서 아이들 웃음소리가 들리는 것만으로도 고맙다며 마을의 옛이야기나 전통 기술을 가르쳐주고 간식을 내어주시는 어른들의 따뜻한 마음도 만나는 소중한 날이다.

한산마을학교는 마을교육공동체의 활동을 기반으로 민·관·학 협력체계가 구축돼 짧은 시간에 지금의 모습을 갖출 수 있었다. 충남도와 충남도교육청이 협력해 지원한 충남형 온종일돌봄센터가 한산초 안에 마련됐고, 서천군과 교육지원청, 학교와 마을이 협력해 운영하고 있다. 한산초 온종일돌봄센터는 학기 중에는 하교 후 오후 9시까지, 방학이나 코로나 19로 인한 긴급 돌봄 기간에는 학교 운영 일정에 맞춰 융통성 있게 운영되고 있으며, 초등 돌봄이 필요한 아동이라면 원하는 시간에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한산마을학교는 마을교육공동체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학교협동조합 설립을 준비중이며, 지난 7일 한산느티나무사회적협동조합 창립총회를 개최했다. 온 마을이 함께 아이들을 돌보는 일은 단순한 돌봄 이상의 가치를 넘어 가정과 학교와 마을 모두가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김낙근 한산느티나무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은 "우리 마을에서 아이들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교육공동체 모두가 마음을 모으고 있다"며 "마을에서 마음껏 꿈꾸며 자란 아이들이 받은 사랑을 바탕으로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바른 사람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것이 우리 모두가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김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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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산초 학생들이 한산 마을학교에서 난타를 배우고 있다. 사진=한산 마을학교 제공
한산초 학생들이 한산 마을학교에서 난타를 배우고 있다. 사진=한산 마을학교 제공

김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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