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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광장] 충남혁신도시 이제 공공기관 유치다

2020-10-09 기사
편집 2020-10-09 07:29:31
 은현탁 기자
 hteun@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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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 자존심 지켜 역사에 기록될 사안
추석 직전 균발위원 29명 중 23명 만나
혁신도시 아직 샴페인 터트리기 일러

첨부사진1은현탁 충남취재본부장
대전과 충남혁신도시가 어제 국가균형발전위원회의 심의·의결로 마침내 결실을 맺게 됐다. 혁신도시는 앞으로 간단한 행정적인 절차만 남아 사실상 지정된 것이나 진배없다. 따로 국무회의를 거치지 않고, 관보에 고시하기만 하면 되는 사안이다.

대전과 충남의 혁신도시는 지역민들이 똘똘 뭉쳐 자존심을 지켜낸 사건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지역의 리더들과 지역민들이 행정수도 원안을 사수하기 위한 노력 못지않게 힘을 모은 사안이다.

특히 충남혁신도시는 충남도가 도정 역량을 집중해 사업을 추진한 지 3년 6개월이 됐고, 혁신도시 추진 일지는 이미 A4용지 다섯 장을 넘겼다. 220만 도민 가운데 절반 가까운 101만 명이 충남혁신도시 지정을 위한 서명운동에 참여했고, 서명부는 청와대와 국회에 전달됐다. 양승조 충남지사와 지역 국회의원, 시민·사회단체 등이 일치단결해 숱한 위기를 넘고 얻은 성과로 볼 수 있다.

충남혁신도시는 시작단계부터 고비가 많았다. 사실 정치 지형상 영·호남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한 충청권에서는 정당하게 제 몫을 챙기기에 버거웠다. 정치권에는 충남혁신도시에 대해 반대하는 세력들이 아주 넓고 깊게 퍼져 있었다. 혁신도시로 지정되면 이곳으로 공공기관들이 이전하게 돼 있다 보니 충청권 이외의 다른 지자체의 견제도 만만치 않았다.

충남혁신도시 지정은 양 지사가 도지사 출사표를 던지면서 공약으로 내놓을 때만 해도 이만큼 어려울 줄 몰랐던 것 같다. 그는 충남도청이 위치한 내포신도시를 제대로 된 도시로 만들기 위해 충남혁신도시를 들고 나왔다. 충남은 그 당위성도 충분했다. 충남은 세종이 떨어져 나가면서 역차별을 받고 있고, 세종시 출범으로 국가균형발전 정책에서도 완전히 소외되고 있기 때문이다.

관할 내 세종시의 신도심인 행정중심복합도시가 건설된다는 이유로 광역도 가운데 유독 충남만 혁신도시 지정에서 배제됐다. 정부는 지난 2005년 공공기관 이전 방안을 발표하며 이전 공공기관을 수용하기 위해 충남을 제외한 11개 시도에 10개 혁신도시 건설을 추진한 것이다. 물론 대전도 혁신도시에서 배제되긴 했지만 공공기관이 거의 없는 충남과는 사정이 좀 다르다.

결과적으로 충남은 세종시 출범에 가장 크게 기여한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경제적 손실을 감내해야 했고, 혁신도시 중심의 국가균형발전 정책에서도 뒷전이 됐다. 충남은 세종시 출범으로 인구 13만 7000명이 줄어들었고 서울시의 4분 3이나 되는 면적을 잃었다. 경제적으로는 2012년부터 2017년까지 연평균 4조 2000억 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이 같은 객관적 데이터를 놓고 봐도 충남혁신도시의 당위성은 충분했다.

충남도는 그동안 혁신도시 지정을 위해 중앙부처 방문, 충청권 4개 시도지사 공동건의문 채택, 100만 명 서명운동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럼에도 불구, 오랜 시간 중앙정부나 정치권이 미동도 하지 않아 애간장을 태우기도 했다. 충남혁신도시의 근거가 되는 균특법 개정안은 장기간 국회 국토위 법안심사소위에 상정돼 있다가 금년 3월에야 본회의를 통과했다. 금년 추석 명절 전에는 양 지사부터 두 부지사, 담당 국·과장 등이 직접 나서 전국을 돌며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 29명 중 23명을 만나 충남혁신도시 당위성을 설명했는데, 갑자기 심의가 연기돼 속을 끓이기도 했다.

숱한 우여곡절 끝에 충남혁신도시가 사실상 지정됐지만, 아직 충남혁신도시가 완성된 것은 아니다. 충남혁신도시의 완성을 위해서는 제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에 대비해야 한다. 양 지사의 말대로 혁신도시 지정으로 인제 서야 '그릇'이 만들어 졌고, 앞으로는 그 그릇에 무엇을 담을지 고민해야 한다. 제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을 앞두고는 지역 간 경쟁이 더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는 혁신도시로 지정되기까지의 과정을 잘 봐 왔다. 새로운 정치논리, 진영논리가 혁신도시 완성을 가로막을 수도 있다. 아직 샴페인을 터트리기에는 이르다. 언제든지 다시 100만 명 서명운동에 동참할 수 있어야 한다. 은현탁 충남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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