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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믿고 있던 사실이 진실이 아니라면…영화 '돌멩이'

2020-10-07기사 편집 2020-10-07 17:5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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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영화 '돌멩이'
[영화사테이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두 눈으로 목격한 장면이 진실이 아니라면 무엇을 믿어야 할까.

'돌멩이'는 보는 내내 가슴이 답답한 영화다. 이야기 전개가 늘어지거나, 억지 설정이 난무해서가 아니다. 연출 의도 자체가 그렇다.

시골에서 벌어진 발달장애인의 아동 성폭행 미수 사건. 진범은 따로 있는데 누구도 진실을 좇지 않는다. 등장인물 모두가 자신이 처한 위치에서 자신만의 시각으로 사건을 바라본다.

김정식 감독은 최근 언론시사회에서 이런 설정에 대해 "진실찾기 게임이 아니다"며 "인간이 가진 믿음이라는 불완전성에 관해 이야기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야기는 8살 마음을 가진 30대 청년 석구(김대명)가 가출 소녀 은지(전채은)를 만나면서 시작된다.

두 사람을 불안한 시선으로 지켜보던 청소년 쉼터의 김선생(송윤아)은 감전사고를 당한 은지의 옷을 석구가 벗기는 모습을 목격하고 오해하게 된다. 석구를 돌봐온 마을 성당의 노신부(김의성)는 석구를 감싸면서도 애초에 석구에게 죄가 없다는 사실을 직시하지 못한다.

눈여겨볼 점은 김선생과 노신부는 결코 나쁜 사람들이 아니란 것이다. 피해 아동인 은지를 보호하겠다는 선의와 범행 의도가 없는 석구의 방패막이가 돼 주려는 책임감을 가진 인물이다.

그래서 관객들은 더 혼란스럽다. "내가 봤다고요"라며 정의를 쫓는 김선생이 야속하고, 법정에 선 석구에게 "저는 장애인입니다. 용서해주세요"라고 말하도록 한 노신부가 무력하게만 느껴진다.

영화가 속 시원하게 진실을 파헤치지 않는 것은 오롯이 관객들에게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기 위해서다. 관객들은 진실에서 멀어지는 인물들을 통해 우리가 일상에서 갖는 믿음이 얼마나 불완전한지 생각하게 된다. 또 얼마나 잔인할 수 있는지도 깨닫게 된다.

영화는 편견과 오해, 속단과 같은 어긋난 믿음을 아늑하고 정겨운 마을에서 살아가는 주민들에게 투영한다. 동네잔치에서 지갑이 없어지자 단번에 가출 소녀를 의심하는 쉼터 선생님부터 "정말 그랬대요?"라며 반신반의하면서도 석구의 탄원서를 쓰길 거부하는 친구들까지.

그런데도 석구는 이 모든 상황을 어떠한 편견도 없이 어린 아이의 눈으로 바라본다. 석구 역을 맡은 김대명은 7일 인터뷰에서 "석구는 선입견 없는 친구"라는 해석을 내놨다.

굳게 닫힌 치킨집 창에 돌멩이를 던질 때도, 저수지에 한 걸음씩 걸어 들어갈 때도 석구는 분노나 슬픔, 억울함에 휩쓸린 어른이 아닌 순진한 어린아이다. 김대명은 "친구들과 놀고 싶은데 안 놀아주니까 화가 나서 돌멩이를 던지고, 어쩌다 보니 물에 들어와 당황한 감정에 집중해 연기했다"고 말했다.

그런 석구가 노신부에게 "내 믿어요?"라고 묻는 장면은 진정한 믿음이란 무엇인지를 돌이켜보게 만든다. 앞서 영화가 던졌던 질문들과 마찬가지로 옳고, 그름이 정해져 있지는 않다. 김 감독은 영화를 통해 관객들이 "우리가 가진 믿음에 대한 고민을 가져봤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오는 15일 개봉.[연합뉴스]
첨부사진2영화 '돌멩이'
[영화사테이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