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도시 지정 심의가 8일로 다시 잡힌 가운데 양승조 충남지사가 어제 기자간담회에서 작심 발언한 모양새다. 모두에서는 충청인으로서 억울한 사정을 토로한 가운데 빠른 마무리를 전제로 `비장한 각오`를 다지겠다고 했다. 아울러 절대 양보하지 않을 것임을 천명하면서 "정부와 청와대에 강력히 촉구하겠다"고 충남도 수장으로서의 결기를 거듭 확인했다.

눈길을 끈 것은 양 지사의 갈무리 발언이었고 일리가 있는 메시지였다. 그는 "이런 문제(혁신도시 지정, KBS충남방송국)에 가만히 있는다고 양반이 아니며 정확히 의견을 표출해야 한다"는 말로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한편, "정의로운 분노는 표출돼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불의가 판치는 세상이 된다"고 격정적 메시지를 발신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기자간담회 발언의 하이라이트로 볼 만하며, 특히 충남 상황을 보는 도민들의 집단정서를 자극하는 의외의 화법과 언어구사 부분도 나쁘지 않았음을 엿볼 수 있게 한다. 양 지사의 이날 일부 발언은 예전에 비해 사뭇 수위가 올라간 것이라 할 수 있다.

마침 양 지사의 이런 발언이 나온 와중에 8일 다른 안건 없이 대전·충남 혁신도시 지정 안건이 균형발전위에 상정되는 것으로 결정됐다. 예상보다 시간을 끌지 않고 본회의 날짜를 빠르게 잡은 것은 고무적으로 평가된다 할 것이다. 외부 전망대로 위원회 내 별다른 이견이 없는 상태에서 원안대로 심의·의결된다면 최대 고비를 넘기게 되는 것이고 그런 결론을 도출하는 게 합리적이고 사리에 닿는 일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측 반응도 긍정적이라고 한다. 한 관계자 전언에 의하면 "관련 부처와 균형위, 청와대까지도 별다른 이견이 없는 것으로 안다"며 "균형위에서 심의 의결되면 국토부에서의 지정절차만 남는데, 곧바로 진행될 것"이라고 한 것을 보면 상당 부분 내부 조율은 끝났을 것으로 여겨진다.

그렇다고 해도 마지막 긴장의 끈을 늦춰서는 곤란하다. 물론 일이 잘 풀릴 것으로 보이지만 그럴수록 마지막 벽돌을 쌓는 심정으로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얘기다. 대전과 충남에만 혁신도시가 지정되지 않은 데 따른 그동안의 불이익과 차별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묵묵히 고대해온 만큼 정의로운 결정이 나와야 하며 후속조치도 속도를 내길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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