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강희 충남대 의대 재활의학교실 교수
조강희 충남대 의대 재활의학교실 교수
추석 명절 잘 보내셨나요?

매년 가을 추석 지나고 나면 환자가 증가한다. 어깨, 목, 허리 아프다고 한다. 평소에 그런대로 잘 지냈는데 며칠 전부터 너무 아파서 못 견디겠다고 한다. 대부분 추석 명절에 가사일, 전 부치고, 음식 준비하고, 제사 음식 준비하고, 멀리서 온 식구들 먹을 음식을 준비하고, 차리고, 설거지하고, 청소하고, 고향에 온 자식들은 선물과 용돈주고 가면, 자식을 봐서 즐거웠던 부모님. 그들은 자식 떠나고 나서부터는 허리, 무릎 아프다고 병원을 찾는다. 코로나로 가족의 안전을 위해 귀향을 자제하고, 여행과 모임을 최소화해달라는 정부의 요청 때문에 명절 가족모임이 줄었으니 올해는 우리 부모들의 허리와 관절은 고생을 덜 했으면 좋겠다. 하지만 추석이 무사히 지났다고 부모님들 고생이 끝난 건 아니다. 날씨가 쌀쌀해지고, 추워지는 11월이 되면 해야 할 일 있다. 김장이다. 김장철이 지나고 나면 또 허리와 관절 통증으로 병원을 찾게 된다. 매면 반복되는 행사이지만 우리 부모님들은 또 반복해서, 아픈 이유도 알지만, 의사인 내가 그렇게 전부치지 말고, 김장하지 말라는 말을, 차라리 사먹으란 지시를 거역하고 또 아프다고 찾아온다.

만성요통은 대부분 나쁜 자세 때문이다. 의학적인 근거는 부족하지만 저자의 경험이다. 추석과 김장철이 지나고 심한 요통을 찾아오는 환자는 동원 가능한 모든 주사, 시술, 약 등을 사용해서 통증을 줄여준다. 통증이 거의 없어졌다고 끝난 것이 아니다. 거의 100% 재발하기 때문에 이렇게 통증이 없어 졌을 때부터가 중요하다. 의사의 잔소리가 필요한 시간이다. 주사나 시술하고 나서 안 아프다고 좋아하는 환자에게 정색을 하고 말한다. 이제부터는 죄 짓지 말고 바르게 살아라. 어리둥절해하는 환자에게 척추를, 허리를 바르게 펴고 똑바로 살아라 라고 다시 한번 강조한다. 명절 음식준비와 김장은 허리에 매우 가혹한 상황을 만든다. 사람의 척추는 옆에서 보면 S 커브를 두번 겹쳐 놓은 듯하다. 하지만 바닥에 쭈그리고 앉아서 일하는 자세는 이런 허리, 척추의 커브를 통째로 C 자로 만들어서 창조주가 만들어 주신 정상적인 커브가 소실되어 척추 추간판(보통 디스크라고 한다), 관절, 근육, 인대 등에 비정상적으로 과도한 부하를 발생시킨다. 특히 바닥에 양반다리로 앉는 것은 허리 건강에 최악이다. 허리의 적절한 곡선인 없어져서 하부 요추에 부하가 집중되기 때문이다. 바닥이나 의자에 앉던 관계없이 허리를 앞으로 구부려 앉는 자세가 제일 나쁘다. 또한 이런 나쁜 자세로 앉아서 오래 일하고 난 후에 만든 무거운 음식이나 김장 재료들을 들어 올리면 금상첨화다. 100% 허리 통증을 보장한다.

좋은 앉는 자세는 의자의 각도는 100-120도로 수직에 비하여 약간 뒤로 기울이고, 허리 뒤에 작은 쿠션으로 지지하면 좋다고 한다. 이런 자세가 90도 앉은 자세에 비하여 척추에 걸리는 부하 감소시킨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런 자세로는 일할 수가 없다. 그래서 의자는 깊숙하게 앉고, 가능한 허리는 바로 펴고 의자의 등받이를 이용해서 앉기를 권한다. 김장과 명절 음식 준비도 이런 자세로 앉아서 하거나 선자세에서 일하기를 권한다. 허리 아프면 앉아 쉬자고 하지만 사실은 선자세가 앉는 자세보다 척추 부하를 감소시킨다.

앉은 자세에서 허리 비틀면 안된다. 오래 앉아서 일하면 스트레칭한다고 허리 회전 운동을 억지로 하면 허리 관절은 회전운동이 원래 일어나지 앉는 해부학적 구조이기 때문에 오히려 추간판과 관절에 손상을 초래한다. 30분 이상 앉지 말고 자주 일어나서 휴식, 누우면 제일 좋고, 누운 자세가 선자세보다 부하를 1/4로 감소시킨다.

올해 추석, 김장철부터는 바른 생활하시기를 바랍니다. 조강희 충남대 의과대학 재활의학교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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