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원-논산간 직선화 핵심…당초 9월 완료 예정이지만 미뤄줘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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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0억 원 안팎의 나랏돈을 들여 서대전-충남 논산간 철로를 직선화하는 `호남선 고속화` 사업이 본격 시행을 위한 마지막 사전단계인 예비타당성조사(예타)에서 멈춰서 있다. 지난해 9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예타에 착수, 1년 만인 올 9월 완료 예정이던 것이 지체되면서 2028년 준공·개통 일정까지 차례대로 순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관계당국은 가능한 이른 시일내 예타 절차를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전액 국비인 총사업비 규모 등을 조정하는 협의과정으로 해를 넘길 수 있다는 어두운 전망도 나온다.

5일 국토교통부와 대전시 등에 따르면 호남선 고속화 사업은 호남선 가수원역(대전 서구)에서 논산역까지 45㎞ 구간 중 굴곡이 심한 노선을 반듯하게 펴 직선에 가깝도록 개량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사업이 완공되면 가수원-논산간 거리는 34.4㎞로 10.6㎞ 좁혀지고, KTX 기준 운행시간은 33분에서 23분으로 10분 줄어든다. KTX 열차의 최고속도 역시 시속 104㎞에서 146㎞로 빨라진다. KTX의 서대전역 접근성과 안전성이 높아져 열차 증편을 통한 서대전역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란 기대가 나오는 배경이다.

지난해 8월 말 정부 재정사업평가위원회에서 예타 대상으로 선정되기까지 충청·호남권 7개 시·도지사의 호남선 고속화 사업 필요성 공감 합의문 채택(2015년 4월), 지역주민·호남향우회·대전지역 경제시민단체 건의서 제출(2016년 3월) 등 지난한 과정을 거친 끝에 제3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 신규사업에 반영됐다. 이어 국토부가 한국철도시설공단(현 국가철도공단)에 자체 의뢰한 호남선 고속화 사전타당성조사 용역에서도 비용대비편익(B/C)이 0.95로 긍정적인 결과가 도출됐다. 설계 3년, 공사 5년 등 8년 동안 총사업비 7779억 원이 투입되는 것으로 추산했다. 국책사업은 통상 추진 전 경제성을 조사하는데 장래 발생할 편익과 투입비용을 분석, 현재가치로 환산해 B/C가 `1` 이상이면 경제성이 있다고 판단한다. 국토부 산하 철도시설 건설·관리전문기관에 의한 연구용역에서 경제성이 `1`에 근접하게 나온 만큼 호남선 고속화 사업의 경제성이 검증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평가가 나왔다.

낙관론 속에 1년 예정으로 착수한 KDI 예타는 총사업비에 대한 기관간 이견 등으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 기관 관계자는 "최근 주무관청인 국토부에서 KDI가 추산한 사업비보다 더 낮은 비용을 제안했고 편익 등을 추가로 반영하라는 요구를 한 것으로 안다"며 "이에 따라 KDI에서 국토부 요청사안을 분석하고 다시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작업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기관 관계자는 "각 기관이 호남선 고속화 사업의 경제성과 사업비, 편익 등을 두고 앞으로 더 조율할 사안이 많을 것"이라면서 "사업비 규모가 수천억에 달하다 보니 조사·검토할 게 적지 않고 현 시점에서는 예타가 언제 마무리될지 예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대전시는 예타 지연에 당혹해 하면서도 사업 추진에 이변은 없을 것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시 관계자는 "호남선 고속화 사업 자체가 국토부 직접사업이어서 시 차원에서 대응하기엔 한계가 있다"며 "다만 정부의 사업 추진의지나 전반적인 분위기에 큰 변화가 없는 만큼 관계기관에 조속한 예타 완료를 촉구하겠다"고 말했다. 문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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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선 고속화 사업 노선도. 사진=대전시 제공
호남선 고속화 사업 노선도. 사진=대전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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