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흠 "부실한 편성·집행으로 혈세 낭비…면밀한 검토 필요"

정부의 예산 과다 편성 등으로 인해 국가 재정건전성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예산을 절반도 쓰지 못한 정부 사업이 최근 5년간 1200개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인해 불용된 예산은 23조 원에 달한다.

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태흠(국민의힘, 충남 보령·서천) 의원이 기획재정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간 예산 집행률이 50% 미만인 사업은 1237개로 집계됐다.

정부는 이들 사업 진행을 위해 총 32조 7476억 원의 예산을 배정했는데, 이 중 70%인 22조 9163억 원을 사용하지 못해 반납했다. 특히 이 중 327개 사업의 경우 예산 집행률이 0%로, 배정받은 예산을 한 푼도 집행하지 못해 5조 2617억 원을 고스란히 반납하기도 했다.

연도별로는 2015년 310개 사업에서 6조 5482억 원이 불용처리 됐다. 2016년에는 273건에서 6조 8241억 원을 쓰지 않았으며, 2017년 263건(5조 365억 원), 2018년 227건(2조 6725억 원) 등으로 점차 감소 추세에 있지만 지난해 164개 사업에서 1조 8350억 원의 예산이 사용되지 않았다.

부처별로는 기획재정부가 총 230개 사업에서 9조 3646억 원을 사용하지 않아 가장 많았으며, 국토교통부(227건, 3조 1611억 원)와 방위사업청(146건, 1조 1495억 원), 해양수산부(73건, 3조 1611억 원) 등으로 집계됐다. 통일부의 경우 59개 사업에서 4조 6880억 원의 예산을 배정 받았지만 95%에 가까운 4조 4235억 원을 불용했다.

특히 방사청의 `기초비행용 헬기(1059억 원)`, 국토부의 `흑산도 소형 공항 건설(832억 원)`, 기재부의 `방배경찰서 신축(50억 원)` 등 8개 사업은 5년 연속 예산 집행률 50% 미만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정부가 내년도 예산으로 555조 원 이상을 편성하는 등 매년 재정규모를 기록적으로 확대하고 있지만 부실한 편성과 집행 관리로 매년 수 조원의 혈세가 낭비되고 있다"며 "연례적인 집행 부진사업의 경우 편성액이 과도하지 않은지 반드시 필요한 사업인지 면밀하게 검토해 예산의 효율적인 집행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송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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