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합강캠핑장 전경. 사진=세종시 제공
세종시 합강캠핑장 전경. 사진=세종시 제공
세종시가 지역 합강캠핑장을 예약한 시민에게 일방적으로 예약을 취소 통보한 사실이 드러나 빈축을 사고 있다.

세종에서 열리는 `대한민국연극제` 운영에 필요한 숙소로 사용해야 한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시민들로부터 폭주하는 민원에 시는 연극제 숙소를 다른 곳으로 옮기기로 결정했다.

시와 세종시설공단은 지난달 28일 합강캠핑장 예약자 250여 명에게 이달 캠핑장 이용 불가문자를 일괄 전송했다. 당초 9월 예정됐던 연극제가 10월로 연기되면서 숙소가 급하게 필요했기 때문이다. 시는 `공익 목적에 따라 시설 사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관련 조례를 근거로 들며 예약 취소를 강행했다. 시가 주최하는 행사가 시민의 캠핑장 이용보다 공익적 목적에 부합하다고 해석한 것이다. 또 코로나19로 인해 이달 캠핑장을 휴장해야 한다고 잠정 판단한 뒤, 시민 예약을 취소하고 비교적 방역 수칙 관리가 용이한 연극제 인원들만 캠핑장에 머물게 한다는 복안이었다.

하지만 일방적인 예약 취소에 시민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달 캠핑장 예약은 이미 지난달 초에 완료가 된 상태인데, 시가 행사를 이유로 들며 일정을 갑작스레 변경했기 때문이다.

이달 캠핑장을 예약한 A씨는 "시에서 어떤 상의도 없이 시민의 캠핑장 예약을 취소하고 행사 숙소로 사용한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연극제 숙소가 필요하다면 이미 예약한 사람이 있는 합강캠핑장이 아닌 다른 곳으로 정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관련 민원이 폭주하자 시는 캠핑장을 기존에 예약한 대로 이용할 수 있게 하는 등 뒤늦은 진화에 나섰다.

시 관계자는 "연극제 숙소를 정하는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다. 연극제 일정이 긴박하게 정해진 까닭에 당초 사용 예정이었던 합강캠핑장으로 정하게 됐다"며 "예약 취소에 대한 회의를 진행할 때 관련 조례를 무리하게 해석한 부분이 있다"고 해명했다. 이와 함께 "예약 취소 통보를 받은 시민께 연락해서 캠핑장을 정상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다. 연극제 참가 인원이 머무를 숙소는 다른 곳으로 옮겼다"고 설명했다.천재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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