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오른쪽) 외교부 장관과 남편 이일병(왼쪽) 전 연세대 교수 [사진=연합뉴스]
강경화(오른쪽) 외교부 장관과 남편 이일병(왼쪽) 전 연세대 교수 [사진=연합뉴스]
강경화 외교부장관 남편이 요트를 사기 위해 미국으로 출국한 것과 관련, 야당은 물론 여당 지도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4일 외교부의 권고를 무시하고 미국으로 여행을 떠난 강 장관의 남편에 대해 "적절하지 않은 행위라고 본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고위공직자, 그것도 여행 자제 권고를 내린 외교부 장관의 가족이 하신 행위이기 때문에 적절하지 않은 행위"라며 "부적절한 행위를 하신 것이다, 이렇게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강 장관의 배우자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는 최근 요트 구입을 위해 미국으로 여행을 떠난 것으로 알려지자, 외교부가 코로나 사태로 인해 해외여행 자제를 권고 중인 시점에 외교부장관 배우자가 여행 차 출국했다는 점에서 야권을 중심으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현재 외교부는 3차 특별여행주의보를 내린 상태로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계신 우리 국민께서는 여행을 취소하거나 연기해달라"고 권고 중이다.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강 장관 남편의 출국과 관련, "국민들에게만 희생을 강요하며 자신들은 이율배반적인 내로남불을 일삼는 문재인 정부의 고급스러운 민낯"이라며 비판했다.

이어"국민들에게는 해외여행 자제하라 틀어막으면서 장관 가족은 유유히 출국한다. 코로나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는 죽어나가는데, 고관대작 가족은 여행에 요트까지 챙긴다. 그들만의 추석, 그들만의 천국"이라며 "국민들에게 문재인 정권은 `그들이 추석을 보내는 방법`을 가감없이 보여줬다"고 꼬집었다.

황규환 부대변인도 "`내 삶을 사는 건데,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느냐 때문에 양보해야 하는가. 모든 것을 다른 사람 신경 쓰면서 살 수는 없지 않은가`라는 이 교수의 일성은 더욱 뼈아프다"며 "마치 국민들에게 왜 아직 가재, 붕어, 개구리처럼 사느냐고 꾸짖는 듯하다. 순진하게 남의 눈치도 보고 배려하다보면 삶이 더 나아질 것이라 믿는 국민들에게 직격탄을 날린 격"이라고 날을 세웠다.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추석연휴 동안 국민들은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나라 3종 세트에 절망했다"며 "국민이 총격당하고 시신이 훼손당해도 47시간 동안 대통령이 침묵했고, 법무장관은 27차례나 국회에서 거짓말한 뒤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고소고발을 운운하더니 외교장관은 가족에만 특별해외여행허가를 내렸나. 어이가 없고 기가 막힌다"고 지적했다.

서울=송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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