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추석연휴 안방을 뜨겁게 달궜던 가수 나훈아의 공연과 발언을 놓고 여야가 치열한 설전을 펼쳤다.

나훈아는 지난 달 30일 방송된 KBS공연에서 "국민 때문에 목숨을 걸었다는 대통령을 본 적이 없다"거나 "국민이 힘이 있으면 위정자가 생길 수 없다", "KBS가 국민을 위한 방송이 되면 좋겠다" 등의 언급을 했다. 이에 대해 야권에선 `정부 비판`이라는 해석과 함께 적극 호응하고 나서자 여권 인사들은 정치공방을 위한 `왜곡`이라며 맞섰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일 긴급의원총회에서 "추석 전날 가수 나훈아 씨가 우리의 마음을 속 시원하게 대변해줬다. 국민이 힘이 있으면, 위정자가 생길 수 없다"며 "제 1야당에 부과된 숙제가 분명해졌다. 국민과 손잡고, 국민의 힘으로, 목숨을 걸고 이 나라를 지켜야 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이어 "법이 법이 아닌 암울한 시대가 도래했다. 문재인 정권은 법무부와 검찰, 사법부와 헌법재판소를 장악했다. 헌법마저 자신들의 통치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며 "이제 우리 국민에게 남은 것은 국민 저항권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장제원 의원은 3일 자신의 SNS에 올린 글에서 " 착한 국민, 지친 국민, 자꾸 눈물이 나는 국민들께 `대한민국의 주인은 여러분`이라고 말한다. 잊고 있었던 국민의 자존심을 일깨웠다"며 "`언론이나 권력자는 주인인 국민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 그가 남긴 대한민국 어게인의 키워드"라고 평가했다.

여권 인사들은 야당의 해석에 대해 `아전인수`라며 반발했다.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은 SNS에 "가수 나훈아씨의 말이 문재인 정권에 대한 비판 민심인 것처럼 난리"라며 "감사의 말을 `정치`가 아닌 `정쟁`의 도구로 전락시키는 정치인들의 아전인수식 해석이 놀랍다"고 꼬집었다.

정청래 의원도 "나훈아 발언을 오독하지 말라"는 제목으로 "발언의 핵심은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고 국민이 나라를 지켰다는 것, 즉 민주주의를 말하고 있다"고 적었다. 이어 "나훈아의 발언에 부끄러워 해야할 사람들이 고개를 쳐들고 이런 말, 저런 말로 마치 남 얘기하는 걸 보니 이분들은 아직도 제정신이 아닌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서울=송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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